[메디칼타임즈 좌담회]바이오시밀러 미래 전문가 3인방에게 묻다
"K-바이오 먹거리로 충분" 한 목소리…산업 확장을 위한 지원 강조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건강보험 등 재정 절감과 환자 혜택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블록버스터 치료제들의 특허 만료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홍수가 예고되면서 향후 세계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 이로 인해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리지널 치료제와 바이오시밀러간 상호 교체를 허용하는 등 경계를 허무는 사전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에서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임상 현장에서는 급여 제도 등을 이유로 긍정론과 부정론이 교차하는 모습.
메디칼타임즈가 마련한 특별 좌담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가 가진 순기능에는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장기적으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번 좌담회는 대한류마티스학회 홍승재 보험이사(경희대병원),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 삼성바이오에피스 김태현 한국사업본부장이 참여했으며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3명의 전문가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성숙해지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바이오시밀러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태현 본부장(이하 김)=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치료제들이 2020년을 기점으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부터 중요한 블록버스터 제품들이 특허 만료가 되고 수백조원 이상의 시장을 다음에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가 주요 화두 중 하나다.
초기에는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오리지널 치료제를 만드는 국가의 자국산업 보호기조 이슈가 있었지만 현재는 글로벌 탑티어 제약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국내 시장으로 봤을 때는 수요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승규 부회장(이하 이)= 제약이라는 분야는 후발주자가 무언가를 캐치업(Catch up)해서 글로벌로 진출하는 것이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국내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글로벌하게 경쟁력을 보이는 것은 바이오산업계 전체로 봤을 때 큰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5년까지 약 160조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산업이 잘 성장했는데 앞으로 레드오션화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다.
홍승재 보험이사(이하 홍)= 바이오시밀러라는 단어의 의미가 같다(Same)라는 의미를 넘어 바이오베터(Bio better)의 개념까지 등장하고 있다. 면역학, 유전공학, 공학 등 발전을 고려했을 때 바이오시밀러가 늦게 개발됐지만 오히려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된 만큼 강점도 있다는 생각이다.
바이오시밀러 등장이후 산업과 임상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홍= 글로벌 시장의 관점에서 한국시장 그리고 국내환자는 마이너하다. 그런 점에서 국내기업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은 환자의 혜택의 증가다. 단순히 비용적인 부분을 넘어 환자의 불편함이 개발 과정에 반영되거나 환자지원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많다.
또 최초 바이오시밀러 도입 시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임상현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원활한 소통을 통해 발전시키는 등 환자와 의사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생겼고 진료 질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바이오시밀러가 더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이= 신약 후발주자가 가는 프로세스는 명확하지만 좋은 물질을 찾아 전임상, 임상, 기술이전, FDA 허가 등 이상적인 길이 있지만 굉장히 긴 시간을 요구한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임상에 계속 투자하고 실패하면서 에너지를 쌓는 시점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이러한 기간을 크게 줄이는 산업계 입장에서 천지개벽한 사건이라고 본다.
김=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봤을 때 앞으로 10년이 생태계 확장의 분기점이자 가장 중요한 시기다. 바이오시밀러분야가 최초 블루오션이라는 시각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마련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다시 어떻게 투자할지가 앞으로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향후 10년간 바이오시밀러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에 한국기업이 (글로벌에서)얼마나 자리매김하는지가 중요하고 이후 각 회사들의 신약개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가 가진 한계도 명확하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홍=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각이 교차하는 경우는 경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치료제가 낯설고 효과와 안전성, 환자 선호도 등이 고려되는데 이는 오리지널치료제 역시 마찬가지다.
환자들의 질문은 간단하다 수입품과 국산품에 차이가 있는가와 같은 접근이다. 셀트리온에서 그런 우려가 있었지만, 삼성이 개발에 뛰어들고 그 생각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큰 공헌을 했다고 본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치료제를 못 만드는 나라가 훨씬 더 많고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제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 등 확장의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김= 바이오의약품은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국가별로 접근단계가 굉장히 다르다. 향후 K-바이오와 같은 모멘텀으로 더 많이 수출을 위해 기업도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확장성도 크다는 생각이다.
국내 상황으로 보면 유럽이나 미국은 정부의 제도와 학회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임상이나 환자교육 프로그램까지 광범위하게 전략적으로 들어간 측면이 있는데 한국은 이제 (처방이)많이 바뀌는 시점이다.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최근 7년간(2016-2022) 약 1.25조원 이상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홍= 임상과정에서 직접 치료제를 경험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연구데이터와 경험을 하는 수밖에 없다.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고 일정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인식변화는 많이 이뤄졌고 의구심이 줄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는 K-바이오의 한축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바이오시밀러가 제약산업 발전의 가교역할을 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같은 기업의 사례를 봤을 때 정부가 무엇을 도와주고 민간이 무슨 역할을 해야지 산업이 커지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기간 내 정부가 구체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주고 민간 기업은 도전적으로 진출한다면 글로벌 브랜드가 만들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김= 제네릭 개발의 경우 100억미만의 비용이 들었다면 바이오시밀러는 최소 1000억원이 넘어가는 사업이다. 그만큼 기업 입장에서 연구개발에 부담을 가지고 있고 향후 국가경쟁력에 기여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세제지원이나 제도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
상용화 단계에서도 미국이나 유럽 등의 국가는 학회나 국가에서 여러 인센티브를 장려하고 있다. 건보재정 절감이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시밀러 처방 비중이 높아질 때 약가 인센티브나 정부차원에서 동등의약품에 대해 알린다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홍= 정부가 K-바이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강조했으면 보건의료정책 차원에서 국내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바이오시밀러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오리지널 치료제의 약가가 인하된다면 비용 절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 혜택 면에서 여러 인센티브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과거에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모든 단계의 사람들이 같은 기준을 바라봤지만 이제는 분야별로 세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백신분야 이외에도 생산과 임상에 대한 부분의 세제혜택과 규제 등이 해소된다면 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특히, 단계별로 세부적인 전략을 구성하기 위해 교수, 의사, 산업계 등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고 논의 결과가 정책적으로 반영돼서 실질적으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정책들이 나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