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수용곤란 고지의 기준 담은 시행규칙 입법예고 했지만 불발
"응급환자 사망 사건 발생...기준 보다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 있다"
2021년 12월,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 부적절한 이유로 응급의료를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도록 관련 법이 개정됐다. 복지부는 응급환자 수용곤란 고지의 기준 및 절차를 만들었지만 현장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기 위한 협의체를 다시 꾸렸다.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 수용곤란 고지 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회의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협의체에는 복지부를 필두로 소방청, 지방자치단체, 중앙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지원센터,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환자단체,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지난 2021년 말,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기관의 부적절한 수용곤란 고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 119 구급대 등은 응급의료기관의 수용능력을 확인하고 응급의료기관의 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응급의료를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법 개정 후 복지부는 수용곤란 고지의 기준 및 절차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협의체를 운영해 올해 1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까지 했다. 입법예고를 보면 ▲응급의료기관 시설, 인력, 장비 등 응급의료 자원의 가용 현황에 비춰 응급의료를 제공할 수 없을 때 ▲통신 전력 마비, 화재 붕괴 등 재난으로 불가피하게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경우 119 구급대 등의 연락을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응급의료 수용 곤란 여부는 당일 근무하는 응급의료 책임의사가 판단하도록 했다.
이같은 내용의 입법예고는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대신 수용거부 고지 기준을 만들기 위한 협의체가 다시 꾸려졌다.
복지부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관련 단체로부터 이견이 나왔고 최근 발생한 응급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응급의료기관의 수용곤란 고지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라며 "현장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기 위해 협의체를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기적인 협의체 논의를 통해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합의 및 수용곤란 고지 관리 표준지침을 수립하고 해당 지침을 지자체에 배포해 지역 특성에 맞는 수용곤란 고지 관리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응급환자에 대한 수용 능력 확인 절차가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체 운영을 통해 관련 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응급의료기관도 응급환자 수용에 책임감을 가져 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