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기업 몰리는 고위 공직자들…영입전도 치열

발행날짜: 2023-07-29 05:20:00
  • 식품의약품안전처장부터 심평원 전 이사 등 속속 사외이사 자리
    퇴직 공직자 3년 취업 제한 규정 디지털 헬스는 명단 제외 효과도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의 성장이 본격화되면서 기업간 '사외이사' 영입전이 벌어지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공기업 고위직을 지낸 주요 인사들뿐만 아니라 의사들까지 해당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속속 새 둥지를 틀고 있는 것.

왼쪽부터 장용명 전 심평원 이사, 손문기 전 식약처장.

27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기반을 둔 주요 기업들이 정부 고위직을 지낸 주요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기업을 꼽는다면 최근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 검사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휴이노'다.

휴이노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개발상임이사를 역임한 장용명 대구대학교 초빙교수(60)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장용명 교수는 198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면서 국내 의료보험 정책 수립과 국가 의료보험 재정 설계에 탁월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했다.

특히 심평원 개발상임이사를 역임하면서는 의약품과 치료재료, 의료기기의 급여 등재 및 관리 업무를 총괄해온 바 있다.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요소로 보험 수가 신설과 정책 수립이 가장 먼저 꼽히는 만큼 해당 분야 전문가인 장용명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라이프시맨틱스의 자회사 뉴트라시맨틱스도 뉴트리션 사업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손문기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60)을 사외이사로 최근 선임했다.

손문기 사외이사는 연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럿거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식품공학 석∙박사를 마친 식품 분야 전문가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역임하는 등 정부기관에 20년 이상 몸담으며 국내 식의약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회사 측은 손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자사의 R&D, 제조, 비즈니스 개발 등 뉴트리션 사업 전반에 있어 손 사외이사의 풍부한 경험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정부와 공기업 임원 출신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업 사외이사 영입을 두고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는 차이가 존재해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 고위직 및 공기업 임원을 지낸 퇴직공직자의 경우 3년 내 취업하려면 공직자 윤리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복지부 혹은 심평원 등 보건‧의료 분야 고위직 및 임원을 지낸 인물의 경우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이직하기 위해선 3년의 기간이 지나야 가능하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업은 취업제한 대상 기업 명단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임원은 "최근 디지털 치료기기 등 정부의 건강보험 등재 추진 속에서 정책 전문가의 조언이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흐름"이라며 "보건‧의료 분야 고위 공직자와 공기업 임원을 지낸 인사의 경우 해당 분야 네트워크가 상당하다. 사외이사 영입에 있어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동시에 공직자 취업제한 대상 기업에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명단에 제외돼 있다"며 "사외이사 영입에 있어 자유로운 부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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