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3서 LASER301‧FLAURA2 후속연구 결과 발표
"선택지 넓어진 가운데 치료제 별 적합환자 분류작업 해야"
[스페인 마드리드]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제약사 간 경쟁이 유럽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Congress 2023)에서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 주도권을 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이에 도전하는 렉라자(레이저티닙)가 연 이어 임상 데이터를 내놓으며 치료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ESMO 2023에서 두 치료제는 '뇌전이' 효과를 입증할만한 데이터를 경쟁적으로 발표하며 임상현장에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시했다.
22일 오전(현지시간) ESMO 2023에서는 LASER301 연구에서 렉라자의 뇌전이 효능 결과가 발표됐다. 이전 치료경험이 없는 EGFR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렉라자와 1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게피티닙(이레사)를 비교한 LASER301 연구의 뇌전이 환자 대상 하위분석 결과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LASER301 임상에 참여한 393명 중 86명의 환자가 투약 시작 당시 뇌전이 종양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 33명이 1개 이상의 측정 가능한 뇌전이 종양을 가지고 있었다.
두 강 내 객관적 반응률은 렉라자군 94.4%, 대조군이 게피니닙군 73.3%로 차이를 보였다.
두개강 내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의 중위 값이 렉라자군은 28.2개월, 게피티닙군은 8.4개월이었고, 상대적 위험도(hazard ratio)는 0.42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0.020).
중추신경계 질병진행 억제 효능 평가에서, 6개월 및 12개월 시점의 중추신경계 질병진행 비율이 렉라자군에서는 각각 5%, 17% 이었으나 대조군인 게피티닙 군에서는 각각 18%, 26%로 차이를 보여 렉라자가 뇌전이 치료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 질병진행 예방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뒤질세라 타그리소도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뇌전이 효과를 확인한 FLAURA2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공개된 FLAURA2 데이터를 보면 타그리소 항암화학 병용요법에서 뇌전이 환자의 PFS 중앙값은 24.9개월로 단독요법(13.8개월) 대비 10개월 이상 더 길었다.
여기에 ESMO 2023에서 공개된 하위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뇌전이 환자에서는 병용요법군의 두내개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73%, 단독요법은 69%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두개내 완전반응(cEAS)은 병용요법이 59%, 단독요법이 43%로 차이를 보였다.
독립적검토위원회가 평가한 두개내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은 병용요법이 30.2개월, 단독요법이 27.6개월로 병용요법의 두개내 질병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42% 더 낮았다.(HR=0.58, 95% CI 0.33-1.01)
뇌전이 환자 중 기저 시점에 측정 가능한 병변이 있었던 환자에서는 두 그룹간 차이가 조금 더 벌어졌다. 두개내 객관적 반응률은 병용요법이 88%, 단독요법이 87%로 차이가 없었으나 두개내 완전반응(cEFR)은 48%와 16%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선택지 다양해진 뇌전이, 환자 분류 숙제
이 가운데 ESMO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EGFR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있어 연이은 임상연구 결과로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고 봤다.
뇌전이가 된 환자에게도 효과적일뿐더러 뇌전이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양 치료제의 임상연구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ESMO 2023 현장에서 만난 서울대병원 김범석 교수는 "LASER301 후속연구로 렉라자가 뇌전이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임상현장은 이전부터 뇌전이에 강점이 있었다는 것을 예상했었다"며 "CT 상으로 뇌전이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경우가 많았다. 그것이 데이터화돼 발표됐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범석 교수는 "뇌전이가 없는 폐암 환자는 사전에 이를 차단할 수 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타그리소도 항암화학요법 병용에 따른 뇌전이와 관련된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전체적으로 3세대 표적 치료제가 뇌에서 잘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직접적인 헤드투헤드 임상이 아니기 때문에 양 치료제 간 직접적인 비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뇌전이 EGFR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 시 치료제 옵션이 다양해지는 한편, 임상현장에서의 치료제 활용을 위한 환자 분류는 과제로 남았다.
뒤이어 만난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혈액종양내과)는 FLAURA2 데이터에서 확인된 타그리소의 항암화학 병용요법이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된 만큼 뇌전이 환자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는 "타그리소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했을 때 뇌전이 환자군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됐다. 항암화학요법이 결과적으로 뇌전이에까지 효과를 미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제 과제는 단독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이 어떤 환자에게 각각 적합한지 골라내는 작업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항암화학요법 병용인 만큼 혈액학적 독성 등 부작용 등도 고려돼야 하지만 뇌전이 환자에서는 긍정적인 PFS가 도출된 만큼 충분히 고려할만한 치료 옵션이라는 뜻이다.
안명주 교수는 "단독요법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경구제를 복용하면 되지만,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면 병원에서 3주마다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라며 "FLAURA2 연구에서 뇌전이에 항암화학요법 병용이 장점이 확인된 만큼 분류작업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항암화학요법을 모든 환자에 적용하기는 힘든 만큼 나이와 뇌전이 여부에 따라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대상 환자를 구별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을 병용했을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뇌전이가 된 환자에 치료 옵션이 늘어난 만큼 해당 치료법에 적합한 환자는 어떤 대상일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