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이 의원, 교육부 자료 활용…지난해보다 그마나 8명 늘어
"지자체 소관 지방의료원에 대한 국가책임과 재정지원 강화해야"
국립대병원 의사를 지방의료원에서 진료토록 하는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이 좀처럼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원자가 적어 실효성이 없다는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목포시)은 지방 공공의료를 살린다는 취지로 시행 중인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이 낙제점이라고 평가하며 "지방의료원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24일 밝혔다.
공공임상교수제는 국립대병원 소속 의사가 지방의료원, 적십자병원 등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진료와 교육수련 등을 담당하는 제도다. 소속 국립대병원이나 지방의료원 등에서 일정기간 순환근무를 하되 소속병원에서는 임용 기간의 3분의1 이하만 근무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제도로 지역의료 강화의 대안으로 정부가 내세우고 있다.
교육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9월 현재 서울대병원 등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서 공공임상교수로 배정된 정원은 총 150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선발한 인원은 24명에 그쳤다. 공공임상교수제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등장했는데,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지원자는 16명에 불과했다. 1년 사이 그나마 8명이 늘어난 셈이다.
병원별로 보면 6개 병원이 공공임상교수를 뽑아서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가장 많은 7명을 선발해 경기도 이천·안성의료원과 인천적십자병원에서 순회근무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공공임상교수 정원은 17명이다. 전북대병원은 19명이 정원인데 3명만 선발해 진안군의료원에서 순환 근무하고 있다. 18명의 정원을 받은 강원대병원은 6명을 뽑아서 영월·속초·삼척·강릉의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교육부가 배정한 지난해 공공임상교수제 예산 93억7500만원 중 실제로 집행한 비용은 10억2200만원으로 10.9%에 불과했다. 올해도 190억69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집행률은 16.7% 수준이다.
김 의원은 "지방의료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해당 권역의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에 지원, 선발돼 원래 근무하던 지방의료원에서 순환 근무를 하는 사례까지 나왔다"라며 "환자입장에서는 의사의 소속만 바뀌었을뿐 달라진 게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립대병원 의사의 지방순회 근무를 유도한다는 본연의 취지와 달리 지방의료원 의사가 국립대교수 타이틀을 얻어 의사 커리어 쌓기에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월 기준, 지방의료원 소속 의사가 해당 권역의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로 선발돼 본래 근무지에서 순환 근무하는 사례는 총 8명으로 나타났다. 영월·속초의료원 각각 1명, 울진군의료원 1명,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1명, 진안군의료원 2명, 공주의료원 1명, 서산의료원 1명이다.
김 의원은 "지방의료원의 의사부족을 해소하고 진료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그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라며 "지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지자체 소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방의료원에 대한 국가책임과 국가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