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포드의대 마취과 연구진 40명 임상
모든 참가자, 조사자 및 직접 환자 진료 직원까지 맹검 적용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환자의 우울증 증상 개선에 케타민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케타민을 기반으로 한 우울증 치료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학설을 부정한 셈.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포드의대 마취과 테라사 리(Theresa R. Lii) 등이 진행한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케타민 대 위약의 투약 효과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ature mental health에 19일 게재됐다(doi.org/10.1038/s44220-023-00140-x).
케타민의 항우울 효과를 두고 다양한 임상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특히 다른 계열, 기전의 항우울제와 달리 케타민은 빠르면 투약 2시간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 임상적인 효용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스탠포드의대 연구진은 기존의 임상들이 맹검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 이전에 MDD 진단을 받고 정기 수술이 예정된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위약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환자 건강 설문지(점수 ≥ 12) 및 우울증평가척도(MADRS)를 사용해 수술 전후 우울증 검사를 완료했다.
환자들은 수술 중 전신 마취와 함께 식염수(위약 n = 20) 또는 케타민(n = 20) 0.5 mg/kg을 주입한 후 1차 결과로 주입 후 1, 2, 3일에 MADRS로 우울증 중증도를 측정하고, 이어 모든 후속 방문에서 참가자들에게 어떤 약물을 투약 받았는지 추측하도록 요청했다.
분석 결과 MADRS 점수는 치료 후 1일 정도 절반 정도 감소했는데, 이는 케타민 투여군(평균 25점에서 12.6점으로 감소)과 위약 투여군(평균 30점에서 15.3점 감소) 모두에서 우울증 증상이 개선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케타민군과 위약군 참가자들은 또한 높은 임상 반응률(각각 60%와 50%)과 관해(각각 50%와 35%)를 보고했는데, 역시 두 군 모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참가자 중 36.8%만이 투약 성분을 정확하게 추측했고 케타민을 투여받았다고 추측한 사람들은 위약을 투여받았다고 추측하거나 모른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MADRS 점수가 더 높았다.
연구진은 "모든 참가자, 조사자 및 직접 환자 진료 직원은 치료 할당을 위해 투약 약물을 모르게 했다"며 "이번 결과는 적절한 마스킹 없이 수행된 케타민을 사용한 항우울제 임상시험의 결과와 다르다"고 결론내렸다.
이어 "실제 개입에 관계없이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참가자의 기대가 효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며 "케타민을 투약했다고 믿는 사람들에서 항우울제 시험에서 나타난 우울증 증상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