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셋에 9885명 대상 보청기와 사망률 연관성 연구 게재
청력 감소에도 미착용시 사망률 1.4배 증가 "필수 기기"
콘택트렌즈 등과 같이 삶의 질에 관여하는 보조 의료기기로 여겨지던 보청기가 사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사망 위험이 1.4배나 높아진다는 점에서 난청 환자들에 대한 강력한 권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3일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는 보청기 사용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16/S2666-7568(23)00232-5).
도시 소음과 이어폰 사용 등으로 인해 소음성 난청 등 청력 감소나 상실 환자는 지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난청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6억명에 달하고 있으며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 등의 분석 결과 2050년까지 약 250억명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이러한 난청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연구가 지난 2020년에 이뤄진 메타분석으로 난청 발생시 우울증과 치매 위험이 크게 높아지며 사망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Gerontologist. 2020; 60: e137-e154).
하지만 이러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중재 치료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아직까지 보조 의료기기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서던캘리포니아 의과대학(USC) 쟈넷 최(Janet Choi) 교수가 이끄는 연구원이 난청에 1차 치료로 활용되는 보청기를 주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보청기를 활용한 중재가 실제 난청 환자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면 이같은 중재 치료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총 9885명의 청력 측정 환자를 대상으로 보청기 사용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청력 검사시 난청의 유병률은 14.7%였으며 전체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13.2%로 집계됐다.
하지만 난청 환자들의 보청기 착용 비율은 생각보다 적었다. 10.4년간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난청을 진단받고 실제 보청기를 착용한 환자는 12.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보청기 착용은 실제 환자의 사망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결과적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사망 위험을 크게 낮아졌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이를 활용한 환자가 사망 위험이 34%나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필요에 의해 간헐적으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환자도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12%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다른 요인을 모두 제외해도 난청일때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사망 위험이 1.4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난청 환자에게 보청기를 강력하게 권고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삶의 질을 넘어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설명이다.
자넷 최 교수는 "난청이 발생한 것만으로 사망 위험이 1.4배나 높아지며 보청기로 중재시 사망 위험이 평균 25% 낮아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난청과 보청기 사용이 사망에 독립적 위험 요소라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난청 환자들에게 강력하게 보청기 착용을 권고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정책적 지원과 함께 의료진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