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코치계의 학장이라고 불리우는 로버트 하그로브(Robert Hargrove)에게 직접 코칭교육을 받고 코칭자격도 획득하고 그분의 책도 공동번역하는 기회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쇼킹했던 부분은 그 코칭교육에 참가했던 피교육생들이었다.
한분 한분이 아하 그분! 하는 경영계, 컨설팅계의 GURU들이었다.
인사이트 넘치는 하그로브의 강의와 피교육생들끼리의 한창 넓은 대화들, 수첩에 빼옥히 받아 적어야 할 한마디 한마디들이었다.
들은 말로 배부른 몇 주 동안의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있었다.
이게 뭐지? 명확지는 않지만 '두려움'같았다.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사내외에서 간헐적으로 코칭을 하고 있었다.
한번은 선배분이 영화 [코치 카터]보라고 하였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고교농구코치의 스토리였다.
형편없던 선수들을 코칭하여 삶의 방식까지 바꾸는 결과를 낳은 수작이었다.
기억하는 것은 시합 중 작전타임을 요청한 후 코치 카터가 선수에게 속삭이는 말이 있었다.
" 니가 두려워하는 것이 뭐니?"였다.
선수들이 당혹해 하였다. 이게 뭐지?
패스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줄 알았는데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선수 모두들 상상치도 못하게 성장하고 난 뒤 코치의 질문을 비로서 깨닫는다.
'우리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두렵지만 도전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때 나의 두려움이나 이들의 두려움이 같았다.
두려움은 앞이 잘 안보일 때 생긴다.
이런 성장에 대한 두려움은 흥분과 에너지를 준다.
지금도 그때 저녁 퇴근길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코칭과 교육이 같은 점이 뭐고, 다른 점이 뭘까?
같은 점은 '행동의 변화'이고 '타인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다른 점은 교육은 대상이 그룹이고 코칭은 개인맞춤형이다.
한 사람에게 맞춤식으로 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 그것이 코칭이다.
진짜 많은 직원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는 툴로 교육을 하고 있지만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교육의 방향도 개인 맞춤형을 지향하고 있다.
맞춤식이면 코칭이 휠씬 더 효과적이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고 네트웍이 발전하면 널널하게 개인시간을 쓸 줄 알았지만 실상은 점점 더 바쁘게 살고 있다.
정말 애정이 가지 않으면 남의 일에 콩나와라 팥나와라 하지 않는다.
자기일이 바뻐서 남의 일까지 참견할 시간이 없다.
도대체 관심이 없다. 있다고 해도 있는 척에 불과하고
조언을 달라고 요구하면 기껏해야 영혼없는 몇마디를 던질 뿐이다.
이제는 성장과 사회적 건강을 위해서 주변에 잔소리꾼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거 고쳐라 저거해라 하는 사람이 가까이에 존재하는가?
이 사람 말을 따르면 내가 성장할 것 같은 사람이 가까이 존재하는가?
그런 분이 계시면 행복한 사람이다.
없으면 내게 잔소리할 사람을 찾아 개코(개인코치)로 임명해 보자.
나는 본인이 내 개인 코치가 임명된 지 모르는 14분의 유명인사가 있다.
사무실 책장에 그들의 사진을 부쳐 놓고 이럴땐 저분은 어떤 말을 해줄까?
조언을 구한다.
"그럴땐 이렇게 해라 진기야" 한다.
물론 그들의 책이나 인터뷰기사를 속속들이 읽고 있기에 가능하다.
성장은 혼자 꿍꿍 대기보다 코치와 상의하는 것이 낫다.
요즈음은 나의 불투명한 미래가 두렵기보다 궁금하다.
로버트 하그로브와 코치 카터, 어디 그런 사람 없나?
그리고 숙제하나 드린다. 영화 코치 카터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