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학회, 첫 경구 CGRP 신약 출시로 치료패턴 변화 전망
실태조사·인식 개선 캠페인·대중 강연으로 적극 치료 유도
"CGRP 약제의 국내출시로 표적치료의 르네상스가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성인 편두통 예방을 위한 경구용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수용체 길항제 아큅타(성분명 아토제판트) 출시를 두고 대한두통학회가 표적치료의 르네상스 시대 개막을 예상했다.
주사제와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경구제 제형이라는 점,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어 처방·복용 편의성 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것.
이에 학회는 다양한 치료옵션이 등장한만큼 실태조사를 통해 편두통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 적극적 치료 유도 및 편두통을 참아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23일 대한두통학회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아큅타와 출시와 관련한 연구 동향 및 향후 학회의 대외적인 활동 계획에 대해 공개했다.
두통학회 김병수 학술이사(이대목동병원 신경과)는 "현재 두통 치료 분야에서 CGRP 표적치료가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며 "CGRP 표적치료제 중 경구용 약제가 올해 출시돼 실질적인 표적치료의 르네상스가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편두통 치료에 있어 CGRP 표적치료의 중요성과 관심 모두 증대되는 상황에서 표적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이 중요한 화두"라며 "표적치료제의 반응 예측, 부작용 관리를 다루는 CGRP 표적 치료에 관한 임상의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큅타는 국내에서 만성·삽화성 편두통 예방 치료를 위해 허가된 최초이자 유일한 1일 1회 경구용 CGRP 수용체 길항제다.
만성 편두통은 한 달에 두통 일수가 15일 이상이고 편두통이 있는 날이 8일 이상인 경우를 특징으로 하며, 삽화성 편두통은 한 달에 두통 일수가 15일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손종희 홍보이사(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신경과)는 "신약 아큅타는 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ADVANCE 임상이나 만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PROGRESS 임상에서 효과를 증명했다"며 "특히 치료에 실패한 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ELEVATE 연구에서 효과를 입증, 치료 실패 환자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2023년 유럽은 월 편두통 발생 4일 이상의 성인 환자의 편두통 예방 요법으로 허가가 됐다"며 "2021년도부터 미국에서도 성인 삽화성이나 만성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CGRP 약제 사용이 늘고 미국은 올해 1차 치료제로 선언을 하는 등 근거를 바탕으로 한 포괄적 사용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환자들의 편두통 실태 조사 및 인식 개선 캠페인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한다는 계획.
편두통을 그저 '참아야 하는 질환'이라고 인식하는 상황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것이다.
손 이사는 "올해 편두통 인식 개선과 소통 증진을 위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며 "슬기로운 편두통 생활을 주제로 진행할 것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대한민국 직장인 대상으로 편두통 실태 조사와 미디어 보도가 예정돼 있다"며 "환자와 대중 대상의 두통 바로 알기 프로그램으로 지역별 대중 강의를 3~5회 하고, 라디오 캠페인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주민경 회장(연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은 "한달 전부터 아큅타의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벌써부터 많은 임상의들이 쓰기 시작했다"며 "실제 처방 효과에 대한 굉장히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신약이 이렇게 빠르게 출시된 것은 아무래도 한국의 두통학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또 다른 CGRP 억제제인 리메제판트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아큅타와 상보적인 관계로 매우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