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쓸 이유가 없다" 근거 쌓인 DTx 지침 변화 이끄나

발행날짜: 2024-07-23 05:30:00
  • 섬유근육통·IBS·지방간 등 중재 효과까지 영역 확장
    찬성·반대 없이 유보적 입장 선회…"의료진 판단 중요"

인지행동치료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구현한 디지털 치료제(DTx)가 비알코올성 지방간부터 과민성 장 증후군, 섬유근육통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학회·기관들의 지침 변화를 이끌어 낼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 DTx의 효과 검증이 불면증, 불안 등 정서·심리 영역에 집중됐지만 최근엔 근육통과 지방간 등 물리적인 영역에서도 효과를 입증, 근거 부족을 이유로 반대할 명분이 약화된 것.

일부 학회들은 DTx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해 개별 의료진의 판단 아래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DTx의 중재 효과 입증이 정서·심리 영역에 그치지 않고 근육통, 지방간 등 물리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DTx 사용에 대한 지침도 유보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란셋에 8일 섬유근육통에 대한 자가 유도 디지털 행동 치료 대 능동 제어(PROSPER-FM) 3상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doi.org/10.1016/S0140-6736(24)00909-7)가 공개되는 등 DTx에 대한 우호적인 증거들이 축적되고 있다.

섬유근육통 관리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은 인지 행동 치료를 권장하지만 의료진 대면 방식에 따른 거리, 시간 제약으로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미시간의대 만성통증피로연구센터 데이비드 윌리엄스 등 연구진은 12주간의 자율적인 스마트폰 제공 디지털 프로그램이 섬유근육통 관리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임상을 실시했다.

미국 25개 지역사회 사이트에서 실시된 PROSPER-FM 무작위 임상시험은 섬유근육통이 있는 22~75세의 참가자 59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ACT 그룹 또는 매일 증상 추적 및 모니터링을 제공하고 교육 자료에 액세스할 수 있는 능동 통제 그룹에 무작위로 할당(1:1)했다.

디지털 ACT 그룹은 스마트폰 기반으로 인지 행동 치료를 받게 했다.

12주차에 환자의 글로벌 변화 인상(PGIC) 반응률을 비교한 결과 140명의 디지털 ACT 참가자 중 99명(71%)이 PGIC 개선을 보고해 대조군 참가자 135명 중 30명(22%)과 48.4%의 비율차를 보였다.

과민성 장 증후군(IBS)에서도 유의한 DTx의 효과가 관찰(DOI: 10.14309/ajg.0000000000002220)된 바 있다.

마하나 테라퓨틱스(Mahana Therapeutics)가 만든 '마하나 IBS'는 IBS 환자를 대상으로 한 FDA 승인 처방 전용 모바일 앱 또는 웹 기반 인지행동치료(CBT) 프로그램으로 12주 동안 진행되는 10개 세션이 포함돼 있다.

558명의 환자를 웹 기반 CBT, 전화 기반 CBT 또는 평상시 치료를 받은 세 그룹으로 나눠 무작위 임상을 진행한 결과 12주차에 IBS 증상 심각도 점수는 대조군이 평균 52.9점, 전화 기반 치료군은 133.3점, 웹 기반 치료군은 101.2점 감소했고, WSAS(Work and Social Adjustment Scale)는 대조군에 비해 전화 기반 그룹에서 3.5점, 웹 기반 그룹에서 3점이 추가로 감소했다.

이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 환자에서 DTx의 효과를 살핀 연구(DOI: 10.14309/ctg.0000000000000575)에서 연구진은 DTX는 운동 중재의 결과를 개선하고, 식단과 운동 관리의 효과의 제고, 환자 자가관리 행동을 촉진한다는 점을 들어 DTx의 임상 적용을 위한 권고 사항을 제시한 바 있다.

근거들이 축적되면서 다양한 학회·기관들도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아직은 도입 초창기이기 때문에 권고할만큼의 증거가 쌓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용에 반대할 명분도 부족하다는 것. 이같은 판단에는 DTx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및 낮은 위해 가능성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보훈보건청은 10일 이명 관리에 대한 지침 개정을 통해 다양한 항목에 걸쳐 DTx 사용에 대해 찬성 및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의료진 판단에 따라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길을 열어준 것.

보훈보건청은 이명에 대한 웹 기반 또는 앱 기반 자가 관리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하지 않고, 이명 장애 및 기능적 영향 감소를 위한 청각 인지 훈련에도 찬성하거나 반대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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