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 의협·의학모·전공의·의대생 등 자리해 "지역의료 붕괴" 우려
대표적 미니의대, 강원의대 23명·충북의대 10명 사직…이탈 러시 심각
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교수 비대위)는 오늘(26일) 오전 세종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지역의료 붕괴를 막아야 한다"면서 집회를 진행했다.
교수 비대위는 '의대증원 결사반대'라고 적힌 빨간 띠를 어깨에 걸고 지역의료 붕괴를 막으려면 2025년도 의대증원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강원대병원과 충북대병원 교수를 주축으로 대한의사협회, 전국의대생 학부모대표자 모임, 전공의, 의대생까지 약 40~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도 의대증원 취소를 외쳤다.
교수 비대위는 '지역의료 말살하는 의료개혁,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라고 적힌 대형 플랜카드를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은 '기계적 법집행, 법정 최고형! 막말 박민수 차관 파면하라'라고 적힌 대형 플랜카드를 내걸었으며 교수 비대위는 '의료농단 교육농단, 필수의료 붕괴된다'라는 미니 플랜카드를 손에 들었다.
'의대생들은 편법 학점 없는 학교에 가고 싶어요' '카데바가 물건인가? 돌려쓰기 웬말이냐, 기증자 뜻 존중하라'고 적힌 플랜카드도 눈에 띄었다.
집회를 주도한 강원의대·충북의대의 공통점은 당초 정원 49명의 미니의대라는 점.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으로 강원의대는 132명, 충북의대는 200명으로 증원하는 안을 추진한 바 있다.
두 의과대학에 대한 무리한 의대증원 확대 후폭풍으로 의대교수 사직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도 공통점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충북대병원은 현재까지 10명, 강원대병원은 23명의 교수가 사직했거나 사직이 예정된 상태다. 다시말해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겠다고 추진한 의대증원 정책이 6개월만에 지역의료 붕괴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집회에 나선 비대위는 의대증원 정책으로 그동안 자리를 지켜오며 지역의료를 책임져온 의대교수들까지 이탈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50명 미만의 미니의대 정원을 하루아침에 4배까지 늘려 발표하자 학생들을 교육해야 할 해당 의대교수들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원대·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앞서 성명서를 통해 "한 학급이 49명이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내년부터 132명, 200명을 가르치라고 하면 그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라며 복지부 장관을 향해 의대증원 취소를 거듭 요청했다.
교수 비대위는 "지역 의과대학 교수들이 도저히 교육자의 양심으로 가르칠 수 없다는 데 왜 증원을 고집하느냐"라며 "의사의 직업윤리와 책무를 강조하면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의사를 배출하는 것은 눈감으라고 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침몰 직전의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한 강원대와 충북대 교수들의 마지막 절규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오늘(26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환자를 제외하고, 외래진료나 일반 수술, 시술 등은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다만, 의료진 휴가 시즌과 겹쳐 실제 의료공백에는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