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추진단 상급종병 구조개편 9월 시범사업 착수 예고
"진료량 늘리기 아닌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 시 더 많은 보상"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위주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폭 구조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우선 중증환자 비중을 기존 50%에서 60%까지 확대하고, 전문진료질병균 입원환자 역시 상향할 계획이다.
의료개혁추진단 정경실 단장은 6일 세종 10동 공용브리핑실에서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진행하며 상급종병 구조전환 지원사업 진행현황을 설명했다.
정경실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은 비상진료체계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간 왜곡된 의료공급과 이용체계를 바로잡고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로 혁신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비중은 평균 50% 정도로 종합병원 이하에서도 치료 가능한 비중증환자를 절반 가까이 진료하고 있다.
이에 중증환자가 오히려 상급종합병원에서 적시에 치료받을 기회를 놓칠 우려가 높고, 종합병원 이하의 의료기관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정경실 단장은 "의료의 질보다 진료량 늘리기, 병상 확장 등 양적 팽창에 의존해 온 문제"라며 "이로 인해 현장 의료진은 제대로 쉴 시간도 없이 밀려드는 진료를 감당해야 하고, 소위 '3분 진료'라는 말처럼 환자들에게는 충분한 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의료 인력에 비해서 과중한 진료를 감당하다 보니 전문의 등 전문 인력보다는 전공의에게 과의존하게 되는 문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약 3년의 시간을 두고 상급종병의 평균 50% 수준인 중증환자 비중을 6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해 나갈 계획이다.
3년 뒤인 2027년에는 제6기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게 되는데, 중증 기준인 전문진료질병군 입원환자의 비중 또한 하한선을 현재 34%에서 적정 수준으로 상향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환자나 특수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병상 역시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정경실 단장은 "그동안 진료량 확장에 맞춰서 일반병상을 늘리는 운영 기조 하에서는 비중증환자까지 입원을 늘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가 이어졌다"며 "병상 감축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진료에 집중하고 양보다는 질 제고로 방향을 전환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과 병상 규모, 비상진료체계하에서 병상 감축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5~15% 수준의 병상 감축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공의가 담당하던 업무는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등 숙련된 전문인력 중심으로 대체한다.
정 단장은 "전공의 업무는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가 담당할 수 있도록 병원 자체적인 훈련 프로그램 도입과 업무 효율화 과정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경증진료를 줄이고 중증진료 중심으로 진료구조를 새롭게 전환하면서 전문인력 중심으로 업무를 재설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성공적인 상급종병 구조개편을 위해 보상구조 역시 함께 개편한다.
정 단장은 "진료량 늘리기에 의존하지 않고 중증·응급·희귀질환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때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중증입원과 수술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며 "응급진료 등의 대기시간 등의 노력과 적합 질환 진료와 진료협력 등 성과를 충분히 보상하는 체계로 개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급종병 구조개편 시범사업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추가적인 논의와 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서 8월 말~9월 초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