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극을 좋아한다.
연극을 보는 것은 예약, 이동, 시간. 비용 등이 한꺼번에 들기 때문에 선택할 때 신중하게 한다.
연극관람이 끝나고 나오면서 '오길 잘했다' '누구에게 꼭 보라고 해야지' 등이 생기면 '본전'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
신문 등에서 잘 포장된 연극해설에 잔뜩 기대를 가지고 어려운 예약을 하고 봤는데 본전생각이 나면 그 연극은 '땡'이다.
연극관람이 끝나면 "에이"하는 푸념과 본전생각이 쑥 올라온다.
누가 사 준 티켓을 가지고 간 경우에는 본전생각이 들 난다.
'공짜로 봤는데 뭐'하며 스스로 안위하기도 하고
'시간이 아깝다' '이 정도 보려고 여기까지 왔나?'란 생각이 든다.
티켓 사준 친구에게까지 뭐라고 하는 것을 보면 이 또한 '본전생각'이 든다는 얘기다.
리더들을 외부인력으로 충원하다 보면 자꾸만 '본전' 생각이 드는 분들이 있다.
노동시장가격market price이나, 선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연봉을 높게 오퍼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연봉에 싸인을 하고 입사를 하면 자동적으로 보스에게 '기대치'라는 선이 그어진다.
그 기대치가 본전이다.
그(녀)가 그 기대치를 넘어서야 본전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대치에 일치하면 가끔 본전생각이 난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일이 여러 번 발생하면 자주 본전생각이 난다.
처음부터 본전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보스도 '조직생태를 익히는 과정'이니 몇 점을 접어주고 본다.
그(녀)도 새로운 직장에 들어왔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열심히 일한다.
몇 점을 접어준 보스와 평소보다 더 열심한 '그(녀)'가 서로 허니문과정? 을 무사히 지낸다.
심지어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도 그냥 넘어간다.
누가 보기에도 합당치 않은 사건을 저질렀는 데도 유야무야된다.
보스는 '내가 선발한 사람인데? 그럴 리가 없고, 내가 사람을 잘 못 본 것은 아니야'라고 무시한다.
3개월 수습기간이 지나고 역량인 인가? 아닌가? 를 따지는 6개월이 지나간다.
'그(녀)는 그런 정도의 사람이구나'라고 파악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이에 따라 기대치도 조정된다는 점이다.
그냥 그렇게 1년을 지낸다.
그 정도 되면 이해관계자 전체가 그(녀)가 기대치expectation line를 넘었다고 착각을 한다.
왜냐하면 그(녀)가 조직생태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적당히 낄낄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녀)가 상급리더일수록 주어들은 얘기들은 많아서 적당한 멘트를 날릴 줄도 알기 때문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는 그(녀)의 연봉이 얼마인지 모르고, 관심도 없다.
다만 자기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되면 좋고,
아니면 자기일에 간섭만 하지 않으면 만사 OK이다.
익숙한 것 들과의 결별이 어려워진다.
오히려 편해진다.
그(녀)가 붙박이 장처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직접 시키는 보스나
지시를 받고 일하는 부하직원들
업무수행에 직접 연결된 타부서 동료들은 '본전'생각이 불쑥불쑥 나는 것이다.
그 본전생각이 나는 것이 극히 정상이다
우리는 그(녀)를 본전 생각나게 하려고 선발한 것이 아니다.
조직을 지속성장에 기여하라고 높은 연봉을 주면서 뽑은 것이다.
나는 보스가 느끼는 본전생각을 1차본전생각이라고 하고
그외 이해관계자가 느끼는 본전생각을 2차본전생각이라고 구분한다.
왜냐하면 1차본전생각이 2차본전생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2차본전생각하는 이들은 ‘연봉-ticket값’을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기 때문이고
1차 본전 생각하는 분이 뭐라 하기전까지는 영향력원의 밖에 있는 사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본전생각이 나는 직원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사람은 ‘보스’뿐이다.
본전생각은 갈수록 강해질 수도 있고 옅어 질 수도 있다.
날이 갈수록 본전생각이 강해지는 그(녀)의 존재가 문제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그(녀)에 대해 '본전'생각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하나의 반성은 그(녀)의 포텐셜리티를 찾아내지 못 한 것은 아닌지?
더 중요한 반성은 회사지속성장을 제일 우선해야 하는데 그(녀)에 대한 해결을 머뭇거리기만 있는 것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