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제일병원 마라톤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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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활력을 찾고자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삼성 제일병원 마라톤 동호회가 그들이다.
일년이라는 시간 속에 함께 달린 회원이 의사를 비롯하여 간호사, 행정직원 까지 총 4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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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오후마다 남산 오솔길에서 연습을 하는 그들의 실력은 아마추어지만 도전정신만큼은 프로였다.
동호회 지영석(마취통증의학과 과장) 회장은 “4km지점이 고비가 되긴 하지만 10km를 지나면 상쾌함을 느낄 수 있고 15km부터 컨디션을 조절하여 하프 코스를 완주한다”고 말했다.
지 회장은 “마라톤과 의사의 공통점은 인내심”이라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이 마라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회원들의 훈련을 위해 마라톤 전문가인 이순관 코치를 두는 등 동호회는 자체적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병원 개원을 기념한 단축마라톤 대회에서 홍지혁 회원 (외과간호사)이 일등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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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에는 회장배 마라톤 대회를 시화 방조제에서 개최해 바다내음을 잔뜩 머금은채 안개빛 가로등 아래를 달렸다.
이날 참가한 회원(18명) 전원이 11km를 완주해 대부도 골인점에 도착했다.
지 회장은 그 때의 페이스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인데 해는져서 어둡죠. 앞사람의 뒷통수만 보고 하염없이 뛰었습니다.
12km는 처음이라 페이스 조절하며 천천히 흐느적 거리는 주법으로 달렸어요. 뒷 분은 내가 지쳐서 그러는 줄 알고 곧 따라잡겠다고 맘 먹었다는데 끝내 절 추월하진 못했습니다.(미소) 한참을 달리다 보니 한명훈 선생님을 추월하게 됐습니다. 체중 좀 줄이셔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따돌려서 한 십분쯤 달렸을까..심장이 묵직하고 팔이 저려서 혹시 협심증 아닌가 겁이나서 속도를 조절하는데 등뒤에 거친 물소(?)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는 것입니다. 자존심 상한 한명훈 선생님이 다시 오버 페이스 하여 절 추월했습니다.
남자들의 쓰잘데없는 경쟁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결국 막판 스퍼트도 못해 보고 페이스 조절만하다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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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통증이 있어 출발할 때만 해도 참가에 의의를 두고 초반 레이스만 조금하고 돌아올 계획이었는데 달라다 보니 다리의 통증이 풀러더군요. 내친 김에 하프코스를 완주했어요. 2시간8분정도...기록이 썩 맘에 들지 않았지만 컨디션은 좋았어요 항상 그런 마음에 후회를 해요 조금 더 스피드를 내볼 껄하고..”
정 회원은 “마라톤 골인의 순간은 참으로 가슴 뿌듯하다”며 “힘들게 달려온 순간들이 순식간에 녹아버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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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행사가 끝나고 뒷풀이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는 질문에 정 회원은 방긋 웃음을 지으며 “우린 끝나고 술이나 회식자리가 없어요. 간단하게 음료 한잔하고 헤어집니다. 다소 메마른 분위기 것처럼 보이지만 건강을 위한 웰빙 동호회의 특성을 잘 반영한 거라고 생각돼요” 라고 밝혔다.
▶ 영화 ‘말아톤’ 보기
흔히들 ‘러너스 하이’라고 한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그 상쾌함을 버릴수 없어 계속한다는....이제 갓 하프코스를 끝낸 사람들에게 이 느낌보다는 2일 저녁 회원들이 모여서 관람할 예정이라는 ‘말아톤’에 대한 감상을 묻고 싶다.
실제 자페아를 소재로한 이 영화를 통해 마라톤의 의의를 되새기고 42.195km 밖에 있는 결승선에 도달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