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좋아지는 환자모습이 큰 힘"

구영진
발행날짜: 2005-03-24 04:59:05
  • 조선대학병원 외과

사진 찍는 와중에도 의국원을 부르던 수술실 옆에서 모여
메디게이트 의국탐방사상 (일산 등 제외) 첫번째 지방 탐방으로 선정된 조선대학병원 외과 의국.

2주전부터 조율을 해서 수술이 제일 적게 잡힌 날로 고르고골라 광주로 내려갔건만 의국탐방날 당일 왜 갑작스런 응급수술이 많이 생겨나는지...

외과관련 탐방이면 늘 그러하듯 이번 의국탐방 역시 수술실에 들어간 의국원들 모아 사진찍기는 쉽지가 않다.

결국 취재 후 2시간 정도 더 기다렸다가 말그대로 수술실에 잠입해 잠깐 3컷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바로 위 사진이 그중 한 컷)

"이런, 죄송해요. 회식 할때도 다 모이기가 힘들어요~. 하필 오늘따라 유난히 응급 트랜스퍼 환자가 많아서리..." 나은종 치프가 미안해했지만 사진찍는 몇초간에도 레지던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막 수술을 마친 복막염 환자는 청색증과 함께 극심한 혈압 저하가 나타나고 있어 일순간 기자까지 초초해졌다.

3개 파트별 수술과 함께하는 일상

갑상성, 유방 파트와 위장 간파트, 담도 혈관 관련 파트 3개로 나눠진 조선대학병원 외과 의국원 10명은 각 파트별로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일단 의국원 구성은 레지던트 4년차인 나은종, 김준성, 이연아 치프, 3년차는 구용평, 박성진 2년차는 장기훈, 정영일 전공의, 주치의인 1년차는 조태웅, 임창록, 김유석 전공의 이렇게 10명에 박상수, 채기환 인턴까지 포함하면 총 12명이다.

외과라는 과 특성상 수술을 빼놓을 수 없는 법. 2층 수술실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약 10여건의 수술가운데 수술방 3곳에서 외과 수술이 한창이다.

먼저 들어간 6번방에서는 3년차 박성진 전공의가 임파종이 의심되는 72세 환자의 생검을 위해 조직을 떼어내는 부분 마취 수술이 진행 중이다.

응급수술이 한창이던 7번방, 복막염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라 다들 바이탈 사인을 수시로 노려보며(?) 배위에 한 가득 올려진 창자를 향해 부산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살벌한 분위기의 8번방은 동맥관련 질환 수술 후 환자 예후가 나빠져 미세 바이패스(Bypass) 혈관수술 중인 케이스. 모자와 르빼, 마스크로 인해 얼굴의 부분밖에 보이지 않음에도 스텝교수를 위시한 전공의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졌다.

"우리는 모두 맹장없는 주치의에요"

"그래도 요즘은 수술이 많이 줄어서 조금은 생활이 나아진 편이랄까요." 절대 이름은 넣지 말라고 부탁하던 의국원 가운데 한명의 설명이다.

전남 광주에 위치한 조선대학교 병원의 경우 지리적 특성상 인근 지역환자가 많은 편인데, 전남대학병원 암센터가 화순에 문을 연 이후 환자가 조금 줄어든 상태였다.

"아무래도 암 관련 환자가 많으니까요. 그렇지만 최근 다시 환자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어요. 주로 2년차에서 4년차는 수술방에서 일과를 시작하고 보내곤 하죠. 1년차는 병실 주치의를 맞고 있구요." 나은종 치프의 설명을 들으며 5층 병실로 이동했다.

병실을 오가며 환자들에게 설명과 드레싱을 해주고 차트를 정리하던 주치의 3명을 만날 수 있었다.

"교수님 7분 중에 2분이 극회 선배님이세요. 뿌리깊은 동아리죠." 조태웅 전공의는 '잘 나가는' 조대의대 극회 54기 출신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앞으로 목회자인 아버님 뒤를 이어 선교활동을 하고 싶어 '2명의 주-하느님과 술-를 열심히 섬긴다'는 임창록 전공의와 차트를 정리하느라 열심인 김유석 전공의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주치의 3명이 모두 충수돌기를 잘라낸 것.

임창록 전공의는 예과 2학년 기말고사 중에, 김유석 전공의는 작년 인턴 9월경에, 조태웅 전공의는 외과 의국원이 되자마자 3월초에 수술을 하고 일주일간 쉬었다고...

"수술 후 좋아지는 환자모습이 큰 힘이죠"

"어제도 새벽 3시 반까지 수술이 있었는데, 오늘도 7시 30분부터 수술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요."
조선대학병원 외과 뿐이랴, 외과 관련 의국원들이 강한 것 중 하나가 '오래서있기'란다.

수술이 적어졌지만 하루 13건 정도의 수술, 특히 한번씩 20시간 수술 등을 하게되면 오래 서있기에 도통하게 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전한다.

"외과의로서 환자 보는 것과 수술적인 부분에 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곤 하죠. 이제 3년차에 막 올라와서인지 수술 집도면에서 배울게 많고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올 10월 내과 레지던트 2년차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박성진 전공의의 말이다.

"아무래도 환자들이 고령자가 많아요. 그렇다보니 응급실이나 다른과 트랜스퍼 환자가 수술후에 좋아지는 모습을 보는게 가장 큰 기쁨이죠. 의사라면 당연한 건가... 암튼 4년차가 되니 앞으로의 제 모습에 대해 고민도 되고 전문의 시험 압박감도 느껴지고 있습니다."

지방적 특성때문이랄까 더 후배 의국원들을 살뜰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던 조선대병원 외과 의국.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분위기와 함께 '의사나 병원이나 자기만의 스페셜화를 위해 노력과 실력이 필요하다'는 스텝 교수의 말을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애쓰는 의국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의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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