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의료유비쿼터스 선언...'무늬' 일색

김현정
발행날짜: 2005-06-27 06:31:43
  • 너도나도 '국내 첫' 자처...개념 정립 등에 '혼선'

사회 전반에 유비쿼터스 붐이 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 같은 추세를 방증하듯 최근 행정과 국방, 교육, 의료 등 국가 중추분야에서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해 혁신해 나갈 예정이라고 그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의료 분야에서 역시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 의료계를 선도하는 각 병원들은 물론 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선언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세브란스 새병원의 종합 의료정보시스템은 진작부터 ‘국내 첫 유비쿼터스 병원’임을 자랑해 세인의 이목을 끌어왔다.

새병원은 웹기반의 OCS(처방전달시스템)를 근간으로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과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가 자유롭게 연동되게끔 구성됐으며 PDA폰과 노트북 등을 이용해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언제 어디서나 환자의 진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게끔 구축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세브란스병원이 OCS 등 시스템 문제로 잠시 주춤하고 있는 사이 이번에는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첫 의료유비쿼터스 실현’을 표방하고 나섰다.

병원은 지난 2003년 도입한 ‘Mobile Hospital' 시스템을 확대, 원내는 물론 원외, 전국 어디에서든 환자정보를 조회해 신속하게 처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병원은 이를 위해 스마트폰 1000여대를 최신형인 SPH-M4300으로 교체했으며 원외접속시스템 구축을 위한 별도의 웹서버도 구축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PACS 영상 이미지까지 조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으로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밖에 서울아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 PDA 등을 기반으로 한 의료유비쿼터스 실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비쿼터스 붐이 실제로 얼마나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는 눈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어떠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의료 유비쿼터스가 실현될 수 있을까에 대한 개념 정립에도 아직 혼선을 빚고 있는 상태다.

한 병원 의료정보팀 관계자는 “사실 막연하게 ‘언제 어디서나’라는 개념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유비쿼터스라는 개념이 생소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포괄적이라서 적어도 어느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기준정립도 안돼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 의료정보팀 관계자도 “EMR이 전사적으로 도입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이 적용돼 있어야 한다는 등 전제 조건에 대해 말이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 세브란스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등이 추구하는 유비쿼터스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최초’라는 병원들간의 자존심 대결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첫 유비쿼터스 병원’이 어떤 병원이 될 것인가, 과연 제대로 된 시스템일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내 첫 유비쿼터스 병원임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다”며 “잘 되면 고무적이고 타 병원들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겠지만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다면 상당한 혼선을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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