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인플루엔자 백신 원료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길이 드디어 열리게 됐다.

녹십자(대표 허일섭)는 최근 전라남도의 ‘독감백신원료 생산기반 구축사업’에 녹십자가 선정됨에 따라 인플루엔자 백신 원료 생산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화순에 R&D 투자액 900억원을 포함한 총 2000억원(정부 지원금 160억원 포함)을 투자할 예정이며 공장은 연간 5000만 도즈 규모의 인플루엔자 백신 원료 생산이 가능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녹십자는 2007년까지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한 후, 시제품 생산을 거쳐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원료를 생산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인플루엔자 백신 전량을 원료 수입(89.1%) 또는 완제품 수입(10.9%) 형태로 들여오고 있으며 지난해 1709만명 분(도즈),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00억원의 백신을 수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사스나 조류독감이 빈발하는 지역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향후 10년내 국내에서 필요한 인플루엔자 백신이 3000만 도즈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녹십자는 “이번에 세워질 공장에서는 완제품이 아닌 최종원액만을 생산,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독자 생산이 가능하지만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국적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는 전남 화순에 세워질 백신 공장에 인플루엔자 백신 외에도 현재 녹십자 신갈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일본뇌염백신, 수두백신 등 기존의 기초백신 설비도 함께 이전할 예정이며, 사스나 조류독감 백신을 비롯한 차세대 백신의 연구개발 및 생산도 이 곳에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