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 "국립암센터에 뺏긴 1위 탈환"

발행날짜: 2005-10-24 06:25:17
  • 정체성 위기 극복 토론회..."국내 최고 암병원 위상 되찾자"

원자력의학원은 최근 토론회를 개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국립암센터 건립과 각 대형병원들의 계속되는 암센터 설립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원자력의학원이 자구책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원자력의학원(원장 이수용)은 최근 의학원이 나아가야할 방향 수립을 위해 각계 전문가들을 초빙해 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수용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내 유일 암 전문병원이라는 원자력병원의 위상은 국립암센터 건립으로 이미 무너졌다”며 “이제는 원자력의학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의학원은 국내 최초로 개원한 암전문병원이라는 틀에 너무 얽매여 안주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새로운 비전을 향해 모두가 힘을 모아 다시 뛰어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이 날 토론회는 그동안의 관행처럼 공개토론회가 아닌 내부적 비공개토론회로 치러졌다.

홍보를 위한 공개적 행사보다는 정말 필요한 의견들을 허심탄회하게 듣기 위한 비공개토론회가 적격이라는 것.

의학원의 바람대로 이 날 토론회에선 적나라한 비판과 진심어린 충고가 많이 오갔다.

정명희 서울대교수는 “현재 원자력의학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우수 인력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있다”며 “삼성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에 인력을 뺏기지 않으려면 그만큼의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은 그룹이미지로, 국립암센터는 ‘국립’이라는 정부지원 이미지로 각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지만 현재 원자력의학원은 이미지 자체가 흐릿해져 있는 시점”이라며 “걸림돌이 되는 ‘원자력’이라는 이름을 떼어버리기 위해 연구소와 의학원을 분리시켜야 할 때가 왔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문기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은 “그동안 의학원이 안주해온 것은 인정하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어두운 과거만 보지 말고 밝은 미래를 그려 달라”고 주문했다.

이 국장은 “하지만 의학원도 반성해야할 부분이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매년 100억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고 있는데 연구실적이 거의 없는 것은 문제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종욱 원자력의학원 동남권분원개원준비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의학원의 가장 큰 문제는 ‘임상’과 ‘치료’사이의 교류 부족에 있다”며 “진료에서 부족한 점을 교육과 연구로 보충하고 연구로 나온 성과를 진료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연령이 있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암병원하면 원자력병원을 꼽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는 인지도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의학원의 이미지를 새롭게 변화시켜 젊은 사람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홍인 보건복지부 암관리국장은 “국립암센터와 원자력의학원은 경쟁상대가 아닌 공공의료기관으로써 협력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암환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고 그런 환자를 위해 공공의료가 해야 할 일을 위해 서로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좋은 제안들이 많았다. 향후 정책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의견을 모아 국내 최초 암병원, 국내 최고 암병원의 위상을 다시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자력의학원은 최상의 암진료를 위한 세부계획인 'KIRAM 비전 2013'을 제정해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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