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개원의 3만명 시대, '醫心'도 '民心'도 변했다
개원의 3만명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2000년 2만명을 기록했던 개원의 수가 5년만에 처음으로 3만 고지를 넘어선 것. 그 사이 의료계에는 의약분업과 고령화사회로의 진입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메디칼타임즈는 개원의 3만명 시대를 맞아 지난 10년간의 의료계 변화추이와 현재 개원가의 큰 흐름을 짚어보고 향후 의료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개원가, 분업특수 지나 고령화로 희비교차
② 환자에서 '고객'으로...개원가는 진화 중
③ 개원의 3만명시대, 의사가 먼저 변해야

환자 -의사, 환자에서 고객으로 환자 개념 변화
최근 개원가에서는 기존의 ‘환자’라는 명칭이 ‘고객’으로 변화되고 있다.

아프고 보호받아야할 약한 존재라는 의미의 ‘환자’라는 개념에서 의료서비스를 요구하고 선택한다는 의미의 ‘고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개원의가 부족했던 시절 수요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때와는 달리 개원의 3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개원가는 환자를 '고객'으로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성형외과, 라식전문안과, 제모전문피부과 등 피급여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개원가에서는 이 같은 변화는 이미 굳어졌다.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이외에 고객 응대에 대해 코디네이터를 채용, 고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비급여 개원가에서는 호텔식서비스를 지향하며 고객중심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으며 광고, 홍보 등을 통해 환자유치에 적극나서고 있다.

개원가 한 관계자는 “의료서비스도 이제 더 이상 환자가 아닌 고객의 개념으로 접근해야할 때가 됐다”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영리법인이 도입되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사-의사, 의료계 영역 다툼 극심...경쟁 가속화
한정된 파이를 놓고 나누다 보면 다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의사 인력이 과잉 배출됨에 따라 의사와 의사간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가장 문제는 과별영역간의 갈등. 본격적인 진료과목 확대를 위한 진료과목 개명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아과가 소아청소년과로 개명을 추진하면서 내과, 가정의학과는 적극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영역 다툼을 시작했다. 산부인과가 여성과로 전환하겠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내과 혹은 일부 의료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소아과는 저출산이 극심해짐에 따라 청소년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내과계열에서는 영역 침범으로 보고 적극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과별 경계가 무너지고 과별에 무관하게 비만, 피부관리 등 비급여 진료를 도입하고 있다.

메조테라피, 보톡스, 필러 등은 이제 학회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시술법으로 과별 상관없이 다양한 과에서 빠뜨리지 않고 포함시키는 연좌 중 하나가 됐다.

비만연구의사회 장호선 회장은 “과별영역은 사라진지 오래”라며 “최근 열린 강좌에서도 피부과, 산부인과, 내과 등 각 진료과목별로 비급여 진료에 관심이 있는 개원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한때는 블루오션이었던 진료가 1,2년 사이 레드오션으로 바뀔정도로 비급여에 대한 개원의들은 관심은 뜨겁다고 설명했다.

정부 -의사, 낮은 수가 책정...정부와 갈등 심화
정부와 의사간의 갈등도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의료계는 가면 갈수록 정부가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정부와 의사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사건(?)으로, 개원의들은 의약분업 이후 개원가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급속도로 개원의가 증가함에 따라 경쟁이 가열화 됐고 그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진료과목의 경계가 무너지고 비급여 진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자체분석도 나온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포괄수가제에 대해 개원의들은 "의료비도 세계 최하로 낮추더니 이제 포괄수가제까지 적용하는 거냐"며 진료의 질 저하를 우려했다.

안과, 항문외과 등 잘나가는 진료과목에서는 수가를 낮추더니 이제 통제까지 하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분기별로 발표되기 시작한 항생제·주사제 처방률 공개를 놓고 개원가에서는 "말도 안되는 조사"라며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당시 한 내과 개원의는 "의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비전문가 집단이 전문가 집단을 압박하고 있다"며 "세계 어느나라도 항생제 처방률로 문제제기하는 곳은 없다"고 불만을 내뱉었다.

이에 따라 최근 우리나라의 낮은 수가와 잦은 규제로 정상적인 진료가 어렵다며 해외진출을 선택하는 개원의도 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의 낮은 수가와 규제는 참을 수 없었다"며 "해외에서는 보다 여유롭게 진료를 보며 환자에게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고 해외 진출에 대한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개원의들은 의료계 내의 경쟁 이외에도 정부와의 갈등은 과거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