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세금 내느니 의료기기를 바꾸겠다"

발행날짜: 2006-10-09 07:07:31
  • 소득세 줄이기위해 능력 있어도 대출금 안 갚아

개원 4년째에 접어든 역삼동 A이비인후과 이모 원장은 얼마 전 2천만원어치의 새로운 의료기기를 들여놨다.

이 원장은 새로 구입한지 2년이 채 안됐지만 아직 1년은 더 써도 괜찮지만 얼마 전 대출금을 모두 갚고 나자 소득세가 부담스럽게 느껴져 새로운 지출을 만든 것이다.

그는 “세금이 부담스러워 의료기기 등 지출을 늘리는 것은 이미 많은 개원의들이 이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원가에 따르면 이처럼 개원의들이 개원 3~5년차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대출금을 갚게 되면서 소득세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지출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목동 H안과 김모 원장은 "3~5년 사이일 경우에는 인테리어를 바꾸는 경우도 많다"며 "대출금을 거의 다 갚을 때 쯤인 3~5년쯤이 되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를 바꾸는 개원의들도 다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개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들여놓는다든지 인테리어를 바꿔줌으로써 환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세금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소득세는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월 수입 4천만원이하는 수입의 17%, 8천만원 이하는 수입의 26%, 8천만원 초과는 수입의 35%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가령 수입이 4천만원인 개원의는 수입의 17%인 680만원 가량의 세금을 낸다면 4천100만원인 개원의는 수입의 26%인 약1천66만원을 소득세로 내야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득은 100만원 차이지만 소득세는 크게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개원의들은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의료기기나 인테리어를 바꿔줌으로써 지출을 늘려 소득을 줄이는 것을 택하는 것이다.

개원 6년 째에 접어든 G내과 박모 원장은 "소득세 부담으로 일부 개원의 중에는 충분히 개원시 은행에서 대출받는 금액을 갚을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안 갚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이 또한 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개원의들에게 세금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며 "특히 소득이 그대로 드러나는 보험 진료과목의 경우에는 더욱 큰 부담으로 별도의 소득세 기준이라도 마련됐으면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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