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학회 김찬 회장, 정부·의료계 ‘쓴소리’...영역혼선 지적

대한통증학회 김찬 신임회장(사진,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최근 제43차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롯데호텔월드에서 가진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마취과 의사들이 개척한 통증분야가 이제는 여러과가 공유하는 진료영역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김 회장은 “디스크 환자들의 신경치료를 위해 척추에 약물을 투입하는 경막외차단술의 경우, 한국은 20불의 치료비 받는 반면 미국은 200불로 1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수치도 개원가를 비교했을 때에 불과할 뿐 대학병원 등은 심전도와 혈압 등 검사기법에 의해 1500불의 통증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찬 회장은 “낮은 건보수가에 따른 수익창출의 어려움으로 개원가는 비보험쪽으로 대학병원은 1~2명으로 운영하는 통증클리닉으로 위상과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하고 “20명 정원에 50명이 올라 탄 배가 가라앉지, 제대로 항해해 갈 수 있겠느냐”며 보험수가 인상의 시급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1990년대 마취과 의사들이 개척한 통증학 분야가 이제는 신경과와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등 타 진료과도 거리낌 없이 넘나들고 있다”며 “간 악화로 눈이나 얼굴색이 변한 환자를 내과가 아닌 안과나 피부과에서 봐야 한다는 일차원적인 생각은 떨쳐버릴 때가 됐다”고 언급해 의료계내 영역싸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사고로 인한 급성통증과 완치가 어려운 만성통증으로 구별되는 통증의 특성상 초기 통증을 바로잡아 만성통증으로 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일례로, 4주내 치료해 완치시킬 수 있는 대상포진을 단순성으로 평생 짊어지고 갈 질환으로 악화시키는 것과 같다”며 통증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찬 회장은 “현재 개원가에서 IMS(근육내자극요법)와 인대증식치료(prolo-therapy) 등 비급여 항목이 증가하고 있어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생존을 위한 의사들의 몸짓”이라며 “선진국에 비해 10분의 1 가격으로도 버티고 있는 한국의 의료상황을 절반으로 상향시켜도 현재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진료와 치료시스템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창했다.
지난 3일 마취통증의학회 추계학회에서 암울한 학회의 현재와 미래를 가감없이 강연(메디칼타임즈 3일자 보도)해 의학계의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김찬 교수는 인터뷰 내내 의료계가 보여준 관심에 부담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신임회장으로서 정부와 의료계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