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이사 할복 기폭제, 의정 갈등 당분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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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좌훈정 홍보이사의 할복은 이러한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사실 급작스럽게 잡힌 이날 궐기대회에는 당초 얼마나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복지부가 5일 전격적으로 의료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의료법 개정안에 무심하던 개원의들을 일으켜깨웠고, 같은 날 진행된 반상회를 통해 참석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5천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이게 됐다.
게다가 궐기대회에서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홍보이사의 할복과 혈서는, 이후 진행된 연대발언자의 감정을 자극했고, 즉흥적인 경만호 서울시의사회장의 삭발까지 이어지면서 반 의료법 개정 움직임은 탄력을 받게 됐다.
경만호 서울시의사회장은 "당초 삭발식을 할 계획은 없었지만 좌 홍보이사가 배를 긋는 상황이다 보니 회장으로서 가만있을 수 없었다"면서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 철회만을 바랄 뿐이다"고 삭발 배경을 설명했다.
참석자들 역시 격앙된 분위기였다. 서울 한 내과 개원의는 "혈서를 쓴다길래 손가락으로 할 줄 알았지 배를 그을 줄은 몰랐다"면서 "의료계가 다함께 뭉쳐서 정부에 싸워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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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11일 의협에서 진행되는 궐기대회는 의약분업 이후 최대 규모의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희두 부산시의사회장(의정회 회장)은 "의료법에 대해 모를 줄 알았던 회원들이 다 알고 있더라"면서 "특히 어제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같은 집회 분위기면, 11일 궐기대회도 적지 않게 모일 것"이라면서 "부산에서도 최소 1000명 이상은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정부와의 협상을 통한 의료법 개정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와 의료계의 극한 대치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