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원칙만 확인…"원가 보전" vs "재정 고려" 논쟁
건강보험공단과 대한병원협회가 2009년도 수가협상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건강보험공단과 병원협회는 22일 오후6시 공단 15층 회의실에서 1차 수가협상을 진행하고, 앞으로의 협상 원칙 및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협상에 공단은 안소영 급여상임이사를 필두로 김일문 재정관리실장, 김경삼 보험급여실장, 정은희 보험급여 부장이 나섰고, 병원협회는 박상근 보험부회장, 성익제 사무총장, 한원곤 기획위원장, 정영호 보험이사가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양측이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구체적인 협상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 1시간을 훌쩍 넘도록 진행됐다.
병원협회는 이날 협상에서 병원의 어려운 경영난을 강조하면서 공단이 총 급여비의 증가만이 아니라 원가수준, 종별 특성 등을 고려해 협상에 임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수가인상률이 타 단체보다 낮았던 1.5%에 그친 이유가 병원급 의료기관의 총 급여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던 점을 고려한 주문이다.
또한 병협은 건강보험료 인상 외에도 다양한 재정 마련 방안을 확보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협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과거의 통보식이 아닌 협상다운 협상을 하자고 요청했다"면서 "공단과 병협의 환산지수 연구결과도 서로 비교해보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공단은 환산지수 계약에서 건강보험 재정, 원가 보전, 가입자 단체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상에 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 보험급여실 김경삼 실장은 "병원협회가 과거와는 달리 가장 먼저 협상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 보였다"면서 "하지만 공단도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단과 병협의 본격적인 수가협상은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공단 협상팀에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후인 10월에 가서야 진행될 전망이다. 때문에 2차 협상 일정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
오는 25일에는 공단과 의사협회가 1차 협상에 나서고, 29일에는 치과의사협회와의 협상이 예정돼 있다. 한의사협회와 약사회는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수가협상은 이날 취임한 정형근 신임 이사장의 첫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가 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공단 안소영 급여상임이사는 "정 이사장이 수가협상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