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38%, 급성기관지염에 항생제 처방

전경수
발행날짜: 2004-02-03 12:10:54
  • 고대 박승철 교수팀, 정확한 내성정보 제공 필요

급성기관지염은 대부분의 원인이 바이러스로서 항생제 치료가 필요없으며 항생제를 투여해도 세균성 합병증을 감소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37.6%가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급성기관지염에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승철 교수팀은 최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항생제 내성 발현의 억제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의사들에게 항생제 내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승철 교수는 전국의 1,55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항생제에 대한 의사들의 처방 관행과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에 따르면 의사들의 35.9%은 항생제 내성에 대한 정보를 대체로 대중매체를 통해 얻고 있었으며 26%가 학술지, 19%가 연수강좌, 13%가 학회에서 얻고 있었고 제약회사 판촉에 의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극히 미미했다.(0.6%)

그리고 항생제 처방을 결정하는 가장 요인으로는 발열이 40.4%, 농성 분비물이 38.8%, 세균감염에 대비한 방어적 처방이 20.8%였다.

다음 질병별로 급성 기관지염에 대한 설문에서 의사들의 89.3%는 특별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진단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의 환자에 대한 처방에서 90% 이상이 진해거담제를 사용하며 71%가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을, 73%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했으며 항생제를 처방한 경우도 37.6%를 차지했다.

그리고 급성기관지염에 대해 항생제를 처방하는 이유를 묻자 64.4%가 세균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했으며 질병경과 단축이라고 답한 경우가 37.4%였다.

항생제 처방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됨에도 환자가 요구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설득하다가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처방한다'가 47.4%, '일단 처방한다'가 20.6%였다.

조사결과에서 전문의와 일반의 사이에 유의할 만한 차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승철 교수는 "급성 기관지염은 대부분의 원인이 바이러스로 항생제 처방이 필요없는 질환이며 항생제를 투여해도 세균성 합병증을 감소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히고 "의사들중 항생제를 처방하는 37.4%는 급성기관지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급성 기관지염에서 항생제 사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3%가 가장 흔한 병원체를 바이러스라고 응답하고 9.7%가 세균이라고 답해 대부분이 원인균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응답자의 51.4%가 급성기관지염에 50% 이상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응답했으며 90% 이상 처방한다고 답한 임상의도 12%나 됐다. 그리고 항생제가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한 경우가 82.2%에 달했다.

박 교수는 조사결과에 대해 "아마도 급성 기관지염의 정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임상의마다 정의에 혼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원의를 포함한 전국 규모의 임상시험이 수행되어 이 결과를 가지고 임상의사를 교육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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