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의 ‘처방전 꼭 필요합니까?’

강성욱
발행날짜: 2004-06-17 00:16:07
서울시약사회를 비롯한 시·도 약사회가 최근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히며 강력히 추진하고 나섰다.

각 단위별 약사회는 경질환 제제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간편하다는 내용을 필두로 일선 개국가의 경영난에 숨통을 틔우고자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약사회는 “연고, 안약 하나 사는데 처방이 왜 필요합니까?”라는 문구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하고 국민들에게 굳이 처방전이 없어도 가벼운 질환의 경우 치료가 가능하다고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이에대한 의료계, 그리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대한개원의협의회, 피부과개원의협의회 등이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같은 약사회의 행동에 맹폭격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능간 이기주의, 즉 소위 말하는 ‘밥그릇 싸움’을 벗어나 생각해본다.

분명 의약분업을 고수하고자 노력해 온 약사회에서 의약분업의 가장 큰 틀인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이를 조제함으로써 소비자 즉 환자들에게 안전성을 보장받게 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분업의 취지를 더욱 확고히하기 위해 ‘처방전검토위원회’를 약사회 내에 설치하고 분석 작업에 돌입한 것이 약사회이다.

어떠한 약이든 통제없이 사용했을 시 부작용의 여지는 충분하며 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도입한 것이 의약분업이다.

그것이 어느정도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일반의약품일지라도 부작용의 여지가 충분함은 약사회 또한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굳이 처방을 받으러 가야하냐’는 뉘앙스의 문구는 의료계의 반발과는 상관없이 대국민 인식에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다는 점 또한 약사회 내지르기의 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개국가가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재고의약품에 휘청거린다는 점은 누누이 들어 알고 있으며 의료기관에 종속된 전문의약품의 판매보다 일반의약품의 판매가 더욱 더 큰 의미로 일선 약국에 작용하리라는 점은 상식이다.

서로의 영역을 빼앗아 자신의 영역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모습이, 그리고 그 모습안에서 활로을 찾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고 느낀다.

자칫 선동적인 모습의 우악스러움은 행동에 생채기를 내게 하며 이는 스스로를 해치는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족 한마디.

서울시약사회장이 최근 이같은 일반약활성화를 위해 대국민 2천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참고로 서울특별시 전체 인구는 2003년 6월 30일 기준 10,280,39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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