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재 노원구의사회 총무이사
항생제의 남용을 방지하고 국가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절감하며, 양질의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취지로 하는 의약분업이 시행된지 수년의 시간이 지났다.
처음 시행할 때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제도의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정부의 홍보내용을 믿고 달라진 제도의 불편을 감수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수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과연 국민들은 양질의 진료에 의한 정확한 투약으로 약물의 오남용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는가.
진료를 하다보면 하루에도 여러 부류의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처방해준 약이 적은 것 같다고 많이 달라고 호통을 치시는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항생제는 무조건 빼고 처방해달라는 신세대 엄마들도 있다.
이들 환자를 보면서 약이 귀하던 시절을 살아온 세대와 매스컴이나 인터넷이 각종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시대를 살아온 세대의 각기 다른 삶과 약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 두 부류의 환자들 역시 약에 대한 인식은 편향적임을 알 수 있다.
약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는 비단 진료실에서 대하게 되는 환자들 외에도 여러 곳에서 알 수 있다.
요즘은 그나마 보기가 드물기는 하지만 시내 한복판에서도 약을 판매하는 소위 ‘약장수’들이 있다. 약이라기보다는 건식에 가까운 제품이지만 오락적인 프로그램을 가미해서 사람들을 운집하게 하고 고가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몸이 안 좋다 싶으면 찾게 되는 보약도 약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을 알게 하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약을 좋아하는 국민이요, 정서이며 의약분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실례들이라 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상 약은 의료인 또는 약사가 취급하게 되어 있다. 의약분업은 바로 이러한 법적 토대위에서 시행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병원과 약국을 이용한다해서 정확한 투약이 이루어지고 약물의 오남용이 방지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의료인의 경우 의약분업 이후 약을 처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질병명에 맞는 약을 처방해야만 심평원에서 승인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약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물론 대부분의 약국들은 처방전에 의한 조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는 처방전에 상관없이 판매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을 환자가 말하는 증상대로 이것저것 쇼핑백 가득 챙겨주는 경우도 있다.
예를 물론 약국도 영업이란 측면에서는 수익창출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 보여지는 이러한 행태들은 의약분업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 약물의 오남용을 막아야할 약국에서 이를 오히려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약을 좋아하는 국민도 드물다.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시절을 보낸 기억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느 집을 가도 상비약을 비롯해서 한두가지 약품이 서랍 등에 굴러다니지 않는 집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의 인식의 이면에는 지난 세월동안 약을 쉽게 권하고 판매했던 일부 약국들의 관행이 일조를 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약을 많이 복용하면 약효가 빠르고 질병이 빨리 낫을 거라는 그릇된 인식을 알게 모르게 심어준 셈이다.
얼마 전 세미나 참석관계로 미국에 갔다가 소화제나 진통해열제 같은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볼 수 있었다. 의약품이나 식품의 안전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이처럼 약을 쉽게 살 수 있나싶어 순간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의약분업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약에 대한 인식이 확고한 그 나라의 문화를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었다. 결국 약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약분업의 확실한 시행과 국민 인식의 변화가 선결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모든 약은 순기능과 역기능을 갖고 있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의료인의 정확한 진단에 의해 적절한 처방과 복용이 이루어지면 질병을 치료하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오남용의 경우에는 약화사고를 일으키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손쉽게 약을 구입하고 복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의약분업의 시행이 무의미하며 국민건강의 향상을 기대하는 것 또한 어렵다.
따라서 질병의 치료를 위한 전문의약품은 의료인의 진단에 따라 처방되어야 하고 약국 또한 처방전에 의한 조제 이외에 일부 약국 등에서 볼 수 있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관련 일반의약품을 품목별로 권하는 마구잡이식 판매는 지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경우처럼 슈퍼나 편의점 같은 곳에서 소화제나 진통해열제 등과 같은 일반의약품을 소포장으로 만들어 국민들 스스로가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판매방식이 이루어진다면 최소한 불필요한 약들이 집안 냉장고 등에 보관되어 있다가 그대로 버려지는 경제적 손실과 약물의 오.남용은 막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약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처럼 약물 오.남용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국민건강을 지키고 의약분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인과 약사들의 사명감과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약을 직접 취급하는 약국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진정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때 아마도 우리 국민들 가정에 굴러다니는 약봉지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감히 가져본다.
처음 시행할 때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제도의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정부의 홍보내용을 믿고 달라진 제도의 불편을 감수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수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과연 국민들은 양질의 진료에 의한 정확한 투약으로 약물의 오남용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는가.
진료를 하다보면 하루에도 여러 부류의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처방해준 약이 적은 것 같다고 많이 달라고 호통을 치시는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항생제는 무조건 빼고 처방해달라는 신세대 엄마들도 있다.
이들 환자를 보면서 약이 귀하던 시절을 살아온 세대와 매스컴이나 인터넷이 각종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시대를 살아온 세대의 각기 다른 삶과 약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 두 부류의 환자들 역시 약에 대한 인식은 편향적임을 알 수 있다.
약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는 비단 진료실에서 대하게 되는 환자들 외에도 여러 곳에서 알 수 있다.
요즘은 그나마 보기가 드물기는 하지만 시내 한복판에서도 약을 판매하는 소위 ‘약장수’들이 있다. 약이라기보다는 건식에 가까운 제품이지만 오락적인 프로그램을 가미해서 사람들을 운집하게 하고 고가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몸이 안 좋다 싶으면 찾게 되는 보약도 약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을 알게 하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약을 좋아하는 국민이요, 정서이며 의약분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실례들이라 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상 약은 의료인 또는 약사가 취급하게 되어 있다. 의약분업은 바로 이러한 법적 토대위에서 시행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병원과 약국을 이용한다해서 정확한 투약이 이루어지고 약물의 오남용이 방지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의료인의 경우 의약분업 이후 약을 처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질병명에 맞는 약을 처방해야만 심평원에서 승인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약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물론 대부분의 약국들은 처방전에 의한 조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는 처방전에 상관없이 판매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을 환자가 말하는 증상대로 이것저것 쇼핑백 가득 챙겨주는 경우도 있다.
예를 물론 약국도 영업이란 측면에서는 수익창출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 보여지는 이러한 행태들은 의약분업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 약물의 오남용을 막아야할 약국에서 이를 오히려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약을 좋아하는 국민도 드물다.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시절을 보낸 기억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느 집을 가도 상비약을 비롯해서 한두가지 약품이 서랍 등에 굴러다니지 않는 집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의 인식의 이면에는 지난 세월동안 약을 쉽게 권하고 판매했던 일부 약국들의 관행이 일조를 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약을 많이 복용하면 약효가 빠르고 질병이 빨리 낫을 거라는 그릇된 인식을 알게 모르게 심어준 셈이다.
얼마 전 세미나 참석관계로 미국에 갔다가 소화제나 진통해열제 같은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볼 수 있었다. 의약품이나 식품의 안전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이처럼 약을 쉽게 살 수 있나싶어 순간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의약분업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약에 대한 인식이 확고한 그 나라의 문화를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었다. 결국 약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약분업의 확실한 시행과 국민 인식의 변화가 선결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모든 약은 순기능과 역기능을 갖고 있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의료인의 정확한 진단에 의해 적절한 처방과 복용이 이루어지면 질병을 치료하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오남용의 경우에는 약화사고를 일으키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손쉽게 약을 구입하고 복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의약분업의 시행이 무의미하며 국민건강의 향상을 기대하는 것 또한 어렵다.
따라서 질병의 치료를 위한 전문의약품은 의료인의 진단에 따라 처방되어야 하고 약국 또한 처방전에 의한 조제 이외에 일부 약국 등에서 볼 수 있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관련 일반의약품을 품목별로 권하는 마구잡이식 판매는 지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경우처럼 슈퍼나 편의점 같은 곳에서 소화제나 진통해열제 등과 같은 일반의약품을 소포장으로 만들어 국민들 스스로가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판매방식이 이루어진다면 최소한 불필요한 약들이 집안 냉장고 등에 보관되어 있다가 그대로 버려지는 경제적 손실과 약물의 오.남용은 막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약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처럼 약물 오.남용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국민건강을 지키고 의약분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인과 약사들의 사명감과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약을 직접 취급하는 약국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진정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때 아마도 우리 국민들 가정에 굴러다니는 약봉지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감히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