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집행부의 '고뇌'

이창진
발행날짜: 2005-10-27 06:11:51
“원칙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할 현실적인 어려움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서울의대 한 보직자는 제2단계 BK21 사업 배제에 대한 우려감을 이같이 피력하고 교육부의 선급한 정책 추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교육부가 대학원생 등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추진중인 BK21 사업은 가뭄속 소나기처럼 각 대학의 연구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 해 30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서울의대는 의학전문대학원과 BK21을 연계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답답함과 억울함이 교차하는 분위기이다.

이미 예견된 사실이나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한 집행부로서는 의학전문대학원 미전환에 대한 댓가가 연구 인프라 포기라는 현실적인 고충으로 다가오자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것이 자체 예산과 본부 예산을 최대한 모아봤자 BK21 예산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턱없이 부족한 살림살이로는 당장 내년부터 관련 연구를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암담한 현실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 의사를 밝히면 서울의대의 대외적인 위상과 위신이 땅에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도 당연한 이치이다.

서울의대 관계자는 “BK21 배제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다면 이는 ‘교치일’에 해당하는 개교 이래 수치일로 기록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원칙을 고수하며 의학 정책을 바로잡는 모습을 보이는게 서울의대가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선 교수들은 서울대 역차별로 가뜩이나 부족한 연구비에 BK21 사업마저 배제될 경우, 내년도 연구를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벌써부터 머리가 지근거린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연구비를 무기로 의사 양성책을 획일화시키려는 정부의 강경론속에 정도를 고수하려는 서울의대의 모습은 가엾다 못해 측은한 마음마저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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