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규 과장(심평원 산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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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과장은 20여년 역사를 가진 심평원 최고령 동호회인 '산우회'의 등반대장으로, 행사기획과 준비 등 실무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심평원 산우회는 현재 74명의 회원들이 참여, 2~3개월에 한번 지방의 명산들을 순회하는 정기산행과 매월 4째주 토요일 가까운 서울근교를 도는 번개산행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산우회 활동은 박철규 과장의 '등반 역사'에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전국 명산을 돌며 나홀로 등반을 즐겨왔고, 이제는 전국에 안 올라간 산이 없을 정도라고.
주로 새벽에 등반을 시작해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하산하는 것이 그의 주된 등산 스타일로, '사람'보다는 '자연'을 보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담긴 선택이었다.
"산을 올라간만큼 그 참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죠. 계절의 변화는 물론, 등반코스를 조금만 달리해도 그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산의 참 맛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산'을 꼽으라니 그는 주저없이 합천의 매화산과 해남의 주작덕룡산이라고 말한다. 능선과 암릉, 갈대밭과 숲길로 이어지는 팔색조 같은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아울러 민족의 명산 지리산도 빼놓을 수 없단다. 그는 지난해 겨울 지인들과 지리산에 올라 일생에 한번 만나기도 어렵다는 지리산 일출을 보기도 했다.
"지리산 일출을 보니 마음이 찌르르 한 것이, 온갖 생각들이 순식간에 머리를 꽉 채우더라고요. 산은 늘 그렇게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오만하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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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계획이라면 수십번을 넘게 세우고 실행하기를 반복했지만, 새로운 산을 오를 생각을 하면 매번 마음이 설레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등산에서 흘리는 땀은 운동하고 흘리는 땀과는 또 달라요. 다가오는 봄, 가까운 산에 한번 올라보시는 것은 어떨지. 초록 무성한 산길을 걷다보면 저처럼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실 겁니다."
그의 '산 예찬론'을 듣고 있다보니 슬쩍 마음이 동하는 것이, 돌아오는 주말에는 가까운 산에 한번 올라보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