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물리치료실 현상유지 갈수록 힘들다"

이창진
발행날짜: 2009-04-25 06:50:18
  • 물치사 잦은 이직과 몸값 상승…"환자 위해 운영"

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 개원의들이 물리치료사의 이직과 급여 문제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재활의학과와 신경외과, 가정의학과, 외과, 일반과 등 물리치료실을 구비한 의원급이 물리치료사의 잦은 직장이동과 몸값 상승으로 의원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물리치료사가 의원급에 집중됐다면 최근 들어 노인요양병원과 한·양방 협진병원 등의 급속한 증가로 보수가 좋고 근무여건이 편한 병원급으로 집중되는 인력이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건강보험 기준에 묶여있는 물리치료의 경우, 의원급에서 환자 1명당 4000원 내외의 보험적용으로 급여기준인 한달(25일 기준) 평균 30명 환자로 계산해도 300만원 정도이다.

의원급 진료과별 물리치료사 급여에 차이가 있지만 보통 150~200만원에서 250만원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치료실 관리비와 식비, 보험료 등을 합하면 지출비용이 300만원 내외로 경영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물리치료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많은 의원급에서 급여와 이직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의 한 외과 개원의는 “요양병원 등은 물치사를 많게는 5~6명 고용해 교대로 근무하고 있어 의원급의 열악한 근무상황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게 현실”이라면서 “급여가 더준다고 해도 갑자기 그만둬 몇 개월씩 물리치료실을 운영하지 못한 적도 많다”며 답답한 현실을 토로했다.

신경외과 개원의도 “의원급에서 물리치료사 수급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전하고 “신입 물리치료사들이 4~5개월 정도 근무하고 편한 병원급이나 보수가 높은 의원으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물리치료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원급에서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개원의는 “물리치료실 현상유지조차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지만 만성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과 밀접한 물리치료를 간과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협이 정치채널을 구축해 정책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투자대비 가치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환자를 위해 지속해야 한다”고 말하고 “더구나 한방 물리치료 급여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가 이를 방관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물치사 지도권을 요구하는 한의계의 움직임을 경고했다.

재활의학과개원의협의회 한 임원은 “전문물치사 양성을 위해 연수과정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물리치료실이 돈이 되는 항목은 아니나 의료계가 관심을 갖고 제대로 된 물리치료 확립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61개 대학의 물리치료학과를 이수한 졸업생은 한해 5000명으로 현재 3만 5000명이 물리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치료사협회 박돈목 총무이사는 “원장들도 할 말이 많이 있겠지만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까지 출근해야 하는 회원들 입장에서는 이직이 잦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의원에서 급여를 많기 준다고 하나 150만원 미만이 수두룩하다”며 낮은 보수로 의료기관을 옮기는 물치사들의 입장을 피력했다.

개원가는 현재 물치사의 높아진 목소리와 한방의 물리치료 급여화 등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는 물리치료의 위기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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