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제살 깍기식 경쟁 자제해야

이석준
발행날짜: 2010-08-26 06:42:01
최근 제약업계는 한 대형병원의 코드 입성을 위해 소리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형 병원이 의약품 계약을 위해 남품 견적서를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됐는데, 국내외 제약사 가릴 것 없이 기준가보다 낮은 가격에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는 10월부터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가 적용, 저가납품시 이듬해 약값이 깎이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주로 신규 코드 입성을 위해 20%대를, 다국적 제약사들은 코드 유지를 위해 5%대의 할인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부 국내 상위제약사들은 R&D 투자 유인책을 활용, 저가납품을 통한 신규 코드 입성을 노리고 있다.

이 제도로 기등재약 약가 인하시 인하액의 40~60%를 면제받기 때문에 저가납품으로 약값이 깎여도 어느정도 손해분을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 곳곳에서는 과열 경쟁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뾰족한 수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국내 상위 모 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경쟁은 서로 공멸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기 저기서 (저가납품으로) 치고 들어오니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종병에서 코드가 빠져버리면 감당이 안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다른 중소 제약 관계자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질수록 나중에는 국내 제약산업 기반인 제네릭 사업이 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여기서 명심해야 할 점은 저가납품을 통한 경쟁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장의 매출 향상은 꾀할 수 있겠지만, 조삼모사식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제약업계가 심히 우려하는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 시행이 코 앞이다.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지나친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 적당한 질서를 만드는 것도 제약업계의 몫이다.

첫 단추를 잘 못 꿰면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갈 수 밖에 없다. 애초부터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더 이상 제살 깎기식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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