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담보물건이 아니다

발행날짜: 2010-09-06 06:42:22
올해 초부터 진행된 병원노사 산별교섭이 결국 가을까지 넘어오면서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가뜩이나 힘든 임금협상에 올해 실시된 타임오프제도까지 더해지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더욱 첨예하게 뒤엉키는 모습이다.

결국 마음이 급해진 노조는 예년과 같이 파업카드를 들고 나왔다. 산별교섭이 실시된 몇년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진행되온 수순이다.

더욱이 만약 타임오프제 협상에서 밀리면 전임 노조원 수가 크게 줄어들어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 주요병원 연쇄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내놨다.

이러한 배수진이 영향력을 미쳤는지 파업을 앞뒀던 병원들중 일부는 교섭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병원은 파업이 60일 넘게 진행되며 막다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합법적으로 보장된 타임오프제를 활용하고자 하는 병원과 노조 전임자를 지켜내고자 하는 노조의 논리는 양측 모두 타당성이 있다.

또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하는 병원도, 보장된 쟁의활동인 파업을 진행하는 노조도 어느 한쪽을 비난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측의 대립에는 늘 중요한 요소가 하나 빠져있다. 바로 병원을 믿고 자신의 몸을 맡겨온 환자들의 권리다.

병원은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데 존재의 목적이 있는 곳이다. 병원의 경영자도, 노동조합도 환자가 없이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매년 이들의 갈등속에서 환자는 온데간데 없다. 서로가 '환자를 위해'라는 명제를 가져다 붙이지만 수백명이 점거한 병원과 이를 막기 위해 처진 직장폐쇄라는 방어막 속에서 환자를 위한 마음을 찾기는 힘든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노사간의 첨예한 갈등으로 병원에서 외면당했던 환자가 그 병원을 다시 찾을지는 의문이다. 그렇기에 그러한 환자들의 눈총이 누구에게 더 큰 손해가 될런지는 경영자도, 노조도 숙고해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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