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4대보험 통합 '팍스키라' 대야망<3-完 >

이창열
발행날짜: 2004-11-18 07:40:31
  • 의료계 “몸집 불리기” 비난 속 기대 반 우려 반

|특별기획|개원가, 자보사와 총성없는 전쟁

자동차보험회사와 의료계의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A화재를 비롯한 자보사들이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하는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허위진단 및 부당청구 혐의로 수사기관에 무더기로 진정 및 고발함에 따라 병의원들이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이달만 들어서도 9일 춘천지방검찰청을 시작으로 전주(11일), 인천(11일), 서울(12일) 등 연이어 터진 자보 환자 진료비 사건으로 9명의 병의원장이 구속되고 사무장 등 8명이 불구속됐다. 또 자보 진료비를 둘러싸고 의료계와 자보사의 전쟁 중에 불거진 심평원의 심사 통합화가 미칠 영향을 3차례에 나누어 진단한다.<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
1. 자보사에 가위 눌린 의사들
2. 교통사고병의원 자보와 애증
3. 심평원 자보 심사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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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료계 전쟁 속 심평원 자보 심사 추진 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신언항)이 현행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진료비 심사에 더해 자동차 보험과 산재 보험 진료비 심사를 통합ㆍ일원화하여 명실상부한 국가진료비심사원(Korea Insurance Review Association)으로 도약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가 정형외과 및 신경외과 등 교통사고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하는 병의원에 선전포고를 하여 고발 및 진정으로 검찰 수사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추진되는 사안으로 주목된다.

특히 국가 진료비 심평원 일원화 논의는 여당 의원 중심으로 국회의 상당한 지지로 추진되고 있으며 국가 진료비 단일 심사와 절감 차원에서 정부 공감대도 금명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열린우리당 유시민(2선ㆍ고양 덕양구갑) 의원을 비롯하여 같은 당 환경노동위 장복심(초선ㆍ비례대표) 의원과 정무위 김영춘(초선ㆍ서울 광진구갑) 의원은 지난 달 국정감사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평가체계 일원화’를 위한 공동 정책제안서를 발간할 만큼 적극 돕고 있는 것도 심평원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장복심 의원은 “산재보험, 자보, 건강보험의 심사평가체계를 일원화하여 의료서비스의 과다이용을 억제하고 의료서비스의 적절성 평가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 “무엇보다 일원화의 목적은 국민의료보험의 양을 줄이자는데 있다”며 “진료비 심사체계 일원화는 국민의 이익, 국가의 이익, 사회의 이익으로 전 국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정한 제도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심평원의 활로 찾기
“지금까지 심평원은 주체성을 확보한 조직이 아니었다. 감독기관(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지시에 아주 말 잘 듣는 제한된 임무를 대행하는 퀵 서비스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는 기관이 심평원이며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기관이 심평이다…(중략)…옆의 집 공단은 노사가 혼연 일체되어 복지부, 감사원, 청와대 등 전방위로 뛰어다니며 노력하고 설득시켜 금년 1월 1,000여명 조직 개편 등을 이유로 승진을 관철시켰으며 그것도 모자라 6월 5급에서 4급 500여명의 추가 확보 근시일 승진 발령시킨다 한다…지금은 잡아 먹느냐 잡아 먹히느냐의 치열한 약육강식의 시대입니다…(후략)”

심평원 직원이 조직 주체성과 최근 건보공단의 상대적으로 대비되는 행보를 보며 느낀 소회를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심평원의 진료비 심사 일원화 논의는 건보공단 통합 이후 상대적으로 조직 정체성에 대한 내외부적인 공격에 직면하며 수세에 몰렸던 심평원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심평원 신언항 원장은 지난 달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국민 의료비의 적절한 지출 측면에서 한 곳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심평원에서 할 수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신 원장은 또 “자보 산재 추가 업무량은 현재 심사 업무의 10% 미만으로 보고 있어 업무량 증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오석 평가담당 상무도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심사물량이 현재 20조원 규모 이상이고 자보와 산재 진료비 규모는 합쳐서 1조5천억원 규모이다”며 “20조원 규모 심사업무를 소화하면서 1조5,000억원 심사량이 더 들어온다고 하여 커다란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고 말했다.

한 상무는 이어 “국민적 편익과 전체 의료비 관리 시스템 구축 등 국가적 이익은 물론 심평원 조직의 상징성도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의료계 “몸집 부풀리기” 비난 속 반신반의
심평원은 지난 주 조사연구실 이태선 부장을 팀장으로 하여 심사일원화를 위한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했다.

이태선 부장은 “진료비 청구와 심사가 일원화될 경우 진료를 받는 환자는 현재의 불편이 크게 줄게 되는데 우선 환자는 보험종류에 관계없이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우선 진료를 받고 추후에 사고 발생 원인에 따라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또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책임보험이외의 민간보험인 종합보험이라고 할지라도 이미 가입자가 충분히 많아 사회보험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진현 교수는 “심사평가원이 보유하고 있는 개별 의료기관의 청구경향 등 정보와 진료 적정성 평가기능, 실사 의료기관의 부당청구 진료비 확인시 산재보험 진료비의 연계심사 등 종합적 입체적 심사기능 강화가 가능하다”며 “결국 심사 통합은 심사보다는 평가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유태전) 홍정룡 보험이사는 “자보 진료비가 건보보다 높아서 이를 일원화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여기서 건보의 비급여 부분은 제외되어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이사는 또 “심사기준 일원화로 자보환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진료비 누수를 억제하는 불가능하다”며 “심평원의 몸집을 불리려는 의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한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 경만호 회장은 “최근 손보사들의 전방위 공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심평원 심사로 소신진료를 할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사보험을 공보험 방식으로 심사하는 것에는 조심스런 입장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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