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의대가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의대생 3명에 대한 징계를 잠정 결정했다.

하지만 현재 이들 중 배 모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다 징계 수위도 여론에 다소 못미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6차 회의 끝 징계수위 결정…최종 결재만 남아

고려대에 따르면 의대 상벌위원회는 16일 6차 회의를 통해 물의를 일으킨 학생 3명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상벌위는 이날 회의에서 퇴학 이상의 중징계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총장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징계 수위는 총장 결재가 끝나 최종 확정될 때까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의대 관계자는 "퇴학이냐 출교냐를 놓고 상벌위 위원간 의견이 일부 갈렸지만 중징계가 필요하다는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며 "각 학생들에게 소명 기회를 준 뒤 이달 안에 징계가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징계 수위 또 하나의 불씨…법원 판단도 부담

이처럼 고대 의대가 징계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 지으면서 늑장대응에 대한 논란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징계 수위가 사회적 여론에는 다소 못미친다는 전언이 나오고 있는데다 아직 법적 공방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가 확정됐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상벌위 관계자들은 징계 수위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의대 내부에서는 이들이 퇴학 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만약 출교가 아닌 퇴학 처분이 내려진다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재입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을 피하기 힘들다.

또한 아직 법정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징계를 확정한 것도 의대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현재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한 모씨와 박 모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태지만 배 모씨는 완강히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

실제로 같은 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과 배 모씨의 법률 대리인은 5명의 증인을 신청해 공방을 벌였다.

아직은 배 모씨의 무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만약 배 모씨가 출교나 퇴학 등의 처분을 받은 뒤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고대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과연 고대 총장이 이들의 징계를 어떻게 최종 확정할지, 또한 법원이 이에 대해 어떤 처벌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