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엔 미국 가서 심장수술 받아야 할 판"

발행날짜: 2011-11-21 06:34:48
  • 흉부외과학회 정경영 이사장

"심장병 환자들은 10년 뒤면 짐을 싸 미국가서 수술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심장수술을 할 사람도 없는데 교육의 질도 떨어져 제대로 된 흉부외과 전문의도 없어 더 문제입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정경영 신임 이사장(연세의대)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흉부외과 전공의 수가 줄어드는 현실과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해 강하게 우려했다.

또 흉부외과 수가 인상에 따른 수입 증가분 사용을 올바르게 하지 않고 있는 병원들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실제 200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흉부외과 전문의 수급전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0년까지는 전문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다소 많았다.

그러나 2015년부터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시작해 2025년에는 수급 차이가 2배 이상 났다. 적게는 1064명에서 많게는 1493명의 흉부외가 전무의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 이사장은 흉부외과가 기피과를 넘어서 전문의 수 절대부족 상황까지 오게 된 이유로 ▲낮은 수가가 가장 큰 근본적 문제이며 ▲교육의 질 저하 ▲수련 후 일자리 부족 등을 꼽았다.

정 이사장은 "현재 수가 책임의 일부는 흉부외과 전문의의 약 70%가 금전에 무감각한 봉직의였다는 것에 있다. 한번 정해진 것을 고치려 하니 더 힘든 게 사실이지만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가치점수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만들어야 하며 그 중에서도 의사업무량에 대해 고려돼야 한다. 또 재료비, 위험도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흉부외과 교육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 이사장은 "앞으로 대학교수가 10명 은퇴하는데 현재 수련의 중 대학교수감은 반도 안된다. 흉부외과 교육시간도 줄었고, 종합강의 운운하면서 임상실습은 선택사항이다. 제대로 보여주고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흉부외과는 힘들다는 편견도 아직 있다. 하지만 막상 돌면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다. 여성 흉부외과 의사도 꽤 있다. 이런 편견은 세대가 바뀌어야 그나마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수련 후에도 일자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외국은 보통 흉부외과가 아닌 '흉부 및 심장혈관외과'라고 표현한다. 응급센터나 요양병원 등에 흉부외과 전문의는 필수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설자리는 많은데 정부가 왜 이를 묵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1100명의 흉부외과 전문의 중 개원의는 300명 정도다. 개업하려고 흉부외과를 선택하는 게 아니다. 돈은 2차적인 것이다. 전공을 선택 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흉부외과는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TFT을 꾸리고 있다. 위원은 부산 영남 호남 지방대표 4명, 경기 강원 서울 대표 각 1명, 학회 대표 2명 등 총 9명이다. TFT는 각 병원이 수가인상분 사용실태를 먼저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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