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의연 허대석 원장 "의료라는 나무의 뿌리는 근거"
"의료분야가 튼튼한 나무로 자라려면 뿌리가 깊어야 합니다. 그 뿌리가 바로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그 첫출발을 했습니다. 앞으로 튼튼한 나무가 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의료현장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허 원장은 보의연이 근거의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사회에 던졌다고 환기시켰다.
허 원장은 오는 18일이면 3년간의 임기를 마감한다. 이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본연의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
2009년 3월, 보의연은 '근거와 가치'를 기조로 내걸고 개원했다.
글루코사민 급여제한, 로봇수술 안전성, CARVAR 및 눈미백술 안전성 등 근거가 부족한 신의료기술을 "NO"했다.
하지만 보의연이 낸 결과들이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고 오히려 비판도 많이 받았다.
국정감사에서는 보의연이 필요한 기관이지만 위상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허대석 원장은 "열심히 노력해서 근거를 만들어 놓으면 보의연을 해당 연구에서 한쪽 편을 들어주는 이해당사자처럼 몰고가는 것이 가장 씁쓸했다. 보의연은 절대 특정인을 옹호해주는 기관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영국 국립임상보건연구원(NICE)이 정착되기까지는 10년이 걸렸고, 미국 의료기술평가청(OTA)도 존폐를 겪으면서 지금의 AHRQ로 자리를 잡았다. 보의연은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허 원장은 "생활 속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를 누가봐도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거중심으로 가는 것이 답이다. 제도적으로 평가해서 국민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거와 가치…가치는 근거를 적용하는 '사고의 도구'
보의연 기조는 '근거와 가치'다. 근거만 창출한다고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 그 사회의 '가치'라는 것에 따라 정책이 바뀔 수 있다.
허 원장은 2009년 연명치료 중단 논란을 예로 들었다.
과학적 근거자료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사회가 수용해줘야 하고 문화가 형성돼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
그는 "똑같은 글루코사민을 놓고 나라마다 정책이 다르다. 신종플루 유행 당시 예방접종 우선순위가 국가마다 달랐다. 근거자료는 같지만 해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가치의 문제가 많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거가 있다 없다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이제는 근거수준이 어느 정도 있다라고 얘기를 해야 한다. 근거 수준을 정하고 적용하는 데 가치는 사고의 도구로 반영된다"고 밝혔다.
"규범의 변화는 임상현장에서부터 바뀌어야"
허 원장은 "물리적으로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규범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왔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의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0년 전 히포크라테스 선서 당시 의료는 환자-의사 1:1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의사와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제약회사, 약사 등 다자간의 관계다.
변화된 의료사회에서도 규범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허 원장은 규범을 정리하는 문제는 윤리와 얽혀 있으며 과거와는 다른 윤리적 변화는 임상현장에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상 현장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어려움을 공적기관에서 뜻을 모으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고, 보의연 설립에 적극 뛰어들었다.
양쪽 현장을 모두 경험해본 결과 결국 의료는 '전문적 영역'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료현장이 바뀌지 않고 현장에서 협력을 안해주면 안된다는 것.
약가제도가 수시로 바뀌지만 근본적 해결이 안되고 있는 것에서 쉽게 알 수 있다.
허대석 원장은 "제도를 바꾸기만 해서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율법으로만 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는 저수가 정책 때문이라고 탓하지만 스스로 규범, 윤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의료현장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허 원장은 보의연이 근거의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사회에 던졌다고 환기시켰다.
허 원장은 오는 18일이면 3년간의 임기를 마감한다. 이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본연의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
2009년 3월, 보의연은 '근거와 가치'를 기조로 내걸고 개원했다.
글루코사민 급여제한, 로봇수술 안전성, CARVAR 및 눈미백술 안전성 등 근거가 부족한 신의료기술을 "NO"했다.
하지만 보의연이 낸 결과들이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고 오히려 비판도 많이 받았다.
국정감사에서는 보의연이 필요한 기관이지만 위상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허대석 원장은 "열심히 노력해서 근거를 만들어 놓으면 보의연을 해당 연구에서 한쪽 편을 들어주는 이해당사자처럼 몰고가는 것이 가장 씁쓸했다. 보의연은 절대 특정인을 옹호해주는 기관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영국 국립임상보건연구원(NICE)이 정착되기까지는 10년이 걸렸고, 미국 의료기술평가청(OTA)도 존폐를 겪으면서 지금의 AHRQ로 자리를 잡았다. 보의연은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허 원장은 "생활 속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를 누가봐도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거중심으로 가는 것이 답이다. 제도적으로 평가해서 국민이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거와 가치…가치는 근거를 적용하는 '사고의 도구'
보의연 기조는 '근거와 가치'다. 근거만 창출한다고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 그 사회의 '가치'라는 것에 따라 정책이 바뀔 수 있다.
허 원장은 2009년 연명치료 중단 논란을 예로 들었다.
과학적 근거자료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사회가 수용해줘야 하고 문화가 형성돼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
그는 "똑같은 글루코사민을 놓고 나라마다 정책이 다르다. 신종플루 유행 당시 예방접종 우선순위가 국가마다 달랐다. 근거자료는 같지만 해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가치의 문제가 많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거가 있다 없다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이제는 근거수준이 어느 정도 있다라고 얘기를 해야 한다. 근거 수준을 정하고 적용하는 데 가치는 사고의 도구로 반영된다"고 밝혔다.
"규범의 변화는 임상현장에서부터 바뀌어야"
허 원장은 "물리적으로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규범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왔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의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0년 전 히포크라테스 선서 당시 의료는 환자-의사 1:1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의사와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제약회사, 약사 등 다자간의 관계다.
변화된 의료사회에서도 규범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허 원장은 규범을 정리하는 문제는 윤리와 얽혀 있으며 과거와는 다른 윤리적 변화는 임상현장에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상 현장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어려움을 공적기관에서 뜻을 모으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고, 보의연 설립에 적극 뛰어들었다.
양쪽 현장을 모두 경험해본 결과 결국 의료는 '전문적 영역'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료현장이 바뀌지 않고 현장에서 협력을 안해주면 안된다는 것.
약가제도가 수시로 바뀌지만 근본적 해결이 안되고 있는 것에서 쉽게 알 수 있다.
허대석 원장은 "제도를 바꾸기만 해서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율법으로만 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는 저수가 정책 때문이라고 탓하지만 스스로 규범, 윤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