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탓 개원 기피 "'의사=안정적 직업'은 옛 말"
"모르는 사람들은 의사만큼 안정된 직업이 어디 있냐고 말하지만 예전처럼 전문의 따면 먹고 살 걱정없던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아요."
최근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수련을 마친 한 전공의의 말이다. 전문의 시험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그는 개원 생각을 접고 요즘 매일 의사 취업 사이트를 뒤진다.
변호사, 약사 등과 함께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았던 전문의들. 하지만 장기화된 경기 불황은 그들에게 오직 취업이라는 한길만을 열어놓고 있다.
얼어붙은 개원시장…"봉직 외에는 선택 여지 없어"
이 전공의는 "사실 진료과목 특성인지는 몰라도 몇년전 선배들은 개원과 전임의, 봉직의로 자연스레 나눠지는 경향이 강했다"며 "하지만 우리 동기들은 전임의로 남기로한 몇명 외에는 모두 봉직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우선 개원시장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수십년간 꾸준히 증가하던 개원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문의들이 선택의 여지를 잃은 것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4분기에 의원급 의료기관은 총 27837곳이다. 지난해 동기에 27469곳에 비해 불과 368개소 밖에 늘지 않은 것이다.
한해 배출되는 전문의 수는 대략 3100명 남짓. 결국 10% 남짓한 인원만이 개원시장에 뛰어들었다는 뜻이 된다.
특히 외과는 2010년 4분기 1051곳에서 2011년 4분기 1034곳으로, 산부인과는 같은 시기 1568곳에서 1508곳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점에서 얼어붙은 개원시장의 현재를 절실히 보여준다.
이렇게 개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결국 새내기 전문의들은 봉직 시장을 들여다 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종합병원, 준종합병원급 의료기관들도 경기 불황의 여파를 견뎌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를 견뎌내고 있는 종합병원들도 내과 등을 간간히 채용하고 있을 뿐 수술실은 물론, 분만실 등을 줄여가는 분위기다.
결국 이들 과목들은 개원도, 봉직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다는 뜻이다.
한 채용업체 관계자는 "사실 2000년대 후반부터 봉직 시장이 예전 같지는 않다"며 "채용 또한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임금 부담이 높은 경력 의사들을 줄이면서 신규 인력을 뽑는 형태가 많다"고 전했다.
"우선 자리는 잡고 보자" 전임의 몰리는 전문의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모교에 남는 경우도 많다. 개원도, 봉직도 어려우니 그나마 대학병원에 남아 미래는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사실상 대학병원에서는 이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 전임의 정원은 점점 더 늘어만 가고 있다.
실제로 A대학병원의 경우 2010년에는 280명의 전임의를 뽑았지만 2011년에는 300명으로 정원을 늘렸고 2012년에는 320명을 조금 넘는 전임의를 선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도 마찬가지. 지난 2008년 전임의 수는 279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40명에 육박한다.
더욱이 일부 대학병원은 지원자가 넘치다 보니 무급 전임의까지 지원을 받고 있다. 자리는 만들어 줄테니 알아서 생활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전임의 세월을 견뎌도 미래가 불확실하다는데 있다. 교수로 승진하는 인원은 극소수인데다 개원 시장은 여전히 포화상태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잠시 피난처 삼아 전임의 과정을 보내며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B대학병원 전임의 2년차인 L씨는 "사실 교수가 되고자 전임의 과정을 밟은 것은 아니다"며 "약간의 희망과 막연한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잠시 피난 왔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수련을 마친 한 전공의의 말이다. 전문의 시험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그는 개원 생각을 접고 요즘 매일 의사 취업 사이트를 뒤진다.
변호사, 약사 등과 함께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았던 전문의들. 하지만 장기화된 경기 불황은 그들에게 오직 취업이라는 한길만을 열어놓고 있다.
얼어붙은 개원시장…"봉직 외에는 선택 여지 없어"
이 전공의는 "사실 진료과목 특성인지는 몰라도 몇년전 선배들은 개원과 전임의, 봉직의로 자연스레 나눠지는 경향이 강했다"며 "하지만 우리 동기들은 전임의로 남기로한 몇명 외에는 모두 봉직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우선 개원시장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수십년간 꾸준히 증가하던 개원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문의들이 선택의 여지를 잃은 것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4분기에 의원급 의료기관은 총 27837곳이다. 지난해 동기에 27469곳에 비해 불과 368개소 밖에 늘지 않은 것이다.
한해 배출되는 전문의 수는 대략 3100명 남짓. 결국 10% 남짓한 인원만이 개원시장에 뛰어들었다는 뜻이 된다.
특히 외과는 2010년 4분기 1051곳에서 2011년 4분기 1034곳으로, 산부인과는 같은 시기 1568곳에서 1508곳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점에서 얼어붙은 개원시장의 현재를 절실히 보여준다.
이렇게 개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결국 새내기 전문의들은 봉직 시장을 들여다 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종합병원, 준종합병원급 의료기관들도 경기 불황의 여파를 견뎌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를 견뎌내고 있는 종합병원들도 내과 등을 간간히 채용하고 있을 뿐 수술실은 물론, 분만실 등을 줄여가는 분위기다.
결국 이들 과목들은 개원도, 봉직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다는 뜻이다.
한 채용업체 관계자는 "사실 2000년대 후반부터 봉직 시장이 예전 같지는 않다"며 "채용 또한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임금 부담이 높은 경력 의사들을 줄이면서 신규 인력을 뽑는 형태가 많다"고 전했다.
"우선 자리는 잡고 보자" 전임의 몰리는 전문의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모교에 남는 경우도 많다. 개원도, 봉직도 어려우니 그나마 대학병원에 남아 미래는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사실상 대학병원에서는 이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 전임의 정원은 점점 더 늘어만 가고 있다.
실제로 A대학병원의 경우 2010년에는 280명의 전임의를 뽑았지만 2011년에는 300명으로 정원을 늘렸고 2012년에는 320명을 조금 넘는 전임의를 선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도 마찬가지. 지난 2008년 전임의 수는 279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40명에 육박한다.
더욱이 일부 대학병원은 지원자가 넘치다 보니 무급 전임의까지 지원을 받고 있다. 자리는 만들어 줄테니 알아서 생활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전임의 세월을 견뎌도 미래가 불확실하다는데 있다. 교수로 승진하는 인원은 극소수인데다 개원 시장은 여전히 포화상태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잠시 피난처 삼아 전임의 과정을 보내며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B대학병원 전임의 2년차인 L씨는 "사실 교수가 되고자 전임의 과정을 밟은 것은 아니다"며 "약간의 희망과 막연한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잠시 피난 왔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