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경쟁사 '우수 PM 인력' 빼오기 물밑 전쟁

이석준
발행날짜: 2012-02-20 06:20:57
  • "불문율 깨진지 오래"…약가인하 정책 부작용 한 목소리

제약업계 간 우수 인력 스카우트 전쟁이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다.

반값약 시대를 맞아 이렇다할 대비책을 세우지 못하던 일부 기업들이 경쟁사 인력 스카우트를 그 타개책으로 세웠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정부 정책이 업계 불문율마저 깨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국적 모 PM은 자신이 인력 스카우트 대상자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작년 중순 헤드헌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국내 A사에 지원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였다. 내막을 알고 보니 A사가 곧 내놓을 신제품이 현 직장에서 맡고 있는 질환군과 동일했다. 다름 아닌 표적 스카우트였다"고 회상했다.

이 PM은 당시 이직 조건이 파격적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연봉은 당시의 1.5배 수준, 직급은 부장급을 제시했다. 이 질환 분야에서 7년 가까이된 경력을 높게 평가한 거 같다. 나의 영업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종종 이직 제의가 온다. 이런 경쟁사 간 인력 스카우트는 특히 약값 일괄인하 정책 발표 후 많아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국내 B사 PM은 주변 동료의 실제 이직 사례를 털어놨다.

그는 "우리 회사만 해도 모 PM이 경쟁사로 옮겨갔다. 다국적 S사에 근무하던 PM도 최근 국내 J사로 이직했다. 다국적 M사에서 B사로 간 PM도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이직자들은 전 직장에서 담당하던 질환군 제품을 맡고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는 이런 현상이 약값 일괄인하 등 정부의 예측할 수 없는 정책들이 불러일으킨 부작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마케팅 이사는 "벌써 2월 중순이지만 아직도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전개해야할 지 고민이다. 각종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마찬가지다.경쟁사 인력 빼오기도 결국 답이 안나와서 나오는 현상 아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곧 있을 약값 인하 피해는 기업별로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져 스스로 이직을 원하는 이들도 많이 생겨날 것이다. 무분별한 정부 정책이 경쟁사 인력 스카우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불문율마저 깨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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