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싫어 외국 나갔더니 언어가 발목 잡네"

발행날짜: 2012-03-21 06:30:03
  • 중국·베트남 등 자국 의사 보호 위해 언어능력평가 도입

중국, 베트남 등의 아시아 국가들이 외국 의사들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이면서 국내 의사들의 해외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은 올해부터 외국인 의사에 대해 베트남어 시험을 실시한다. 즉, 이 시험에 통과해야만 베트남에서 진료를 계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의료진이 해외에 진출, 외국 환자를 수술하는 모습.
중국 베이징 또한 얼마 전부터 중국어 시험을 도입했다. 베이징에 진출했던 국내 의사 중 일부는 이를 피해 상해로 옮겨가기도 했다.

이는 각 국가별로 해외에서 유입되는 의사 수가 증가하자, 자국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의사면허 허용을 까다롭게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서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한 국내 의사들 중에는 언어 시험에 통과하기 못해 진료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개원 5년째에 접어든 이병열 원장(베트남 한베성형외과)은 "개인적으로 베트남어에 자신있다고 생각하지만 시험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불안한 게 사실"이라면서 "점점 더 해외 진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에 진료를 시작한 한국 의사들은 더욱 난감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수년 째 베트남에서 진료를 해 왔는데 베트남어 시험에서 떨어지면 진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이 쯤되자 해외 진출한 의료진들은 국내 치열한 경쟁과 정부의 규제에 지쳐서 외국행을 택했는데 이제 해외에서도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어 답답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라컨설팅 윤성민 대표는 "중국에선 해외 의사들의 진료를 제한하기 위해 면허 인허가제를 강화하겠다는 얘기가 새어나오고 있다"면서 "그나마 대만, 상해 등 일부에선 여전히 외국계 병의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의사 개인이 아닌 의료기관 시스템 및 프로그램을 도입 방식은 오히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모 피부과 네트워크는 의료서비스, 프로그램, 시스템에 대한 라이센스를 중국 등 해외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은 상태다.

의료진이 진출하는 대신 해당 네트워크의 진료 시스템과 프로그램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식이다.

윤 대표는 "최근에는 병의원의 진출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의사 개인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진료 시스템을 포함한 브랜드가 진출하는 형태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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