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이용률 2.8%, 교수는 면대…이게 대학병원?

안창욱
발행날짜: 2012-04-12 06:40:29
  • 남광병원 수련취소 행정소송 변론…복지부 "이동수련 시급"

서남의대 남광병원이 수련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병상이용률을 허위로 보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 지도전문의 역시 실제 남광병원에 근무하지 않고 면허만 대여했다는 게 복지부의 주장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서남의대 남광병원이 복지부를 상대로 청구한 수련병원 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과 관련,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복지부의 신현두(변호사) 사무관은 "남광병원은 수련병원 지정기준에 너무 미달할 뿐만 아니라 수련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허위자료를 제출한 정황이 있다"고 환기시켰다.

인턴 수련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속 전문의 각 과 1명 이상, 연간 2천명 이상 퇴원환자, 병상 이용률 70% 이상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레지던트 수련병원 역시 전속 전문의와 함께 실제 연간 3천명 이상 퇴원환자, 병상 이용률 70% 이상 등이 지정기준이다.

병협은 지난해 7월 병원신임평가 현지평가에서 남광병원이 제출한 진료실적을 확인한 결과 병실을 창고로 사용하거나 병상 이용률을 크게 부풀려 신고한 사실을 적발했다.

당시 남광병원 수검자들은 평가위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평가 장소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러자 복지부는 심평원으로부터 자료 협조를 받아 분석한 결과 전속전문의 수, 환자 진료실적, 병상이용률이 모두 지정기준에 미달하고, 무엇보다 자료가 모두 허위라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남광병원의 병상 이용률은 2.8%(지정기준 70%)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남광병원은 연간 1만명 이상 입원환자를 진료했다고 보고했지만 심평원 조사 결과 채 300명이 되지 않았다.

<메디칼타임즈>의 최근 남광병원 현장취재에서도 이런 정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남광병원은 서남의대 학생 실습병원과 수련병원을 겸하고 있다.

실제 동네의원만도 못한 병원이 어떻게 지금까지 수련병원으로 지정받을 수 있었는지 반드시 풀어야 할 의문이다.

여기에다 남광병원은 전속 전문의도 거짓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병원에서 진료하지 않는 의사의 면허만 대여해 전속 전문의 기준을 충족해 왔다는 것이다.

이들 의사 중에는 나이가 70~80세 고령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최근 면허 대여가 의심되는 8명에 대해 면허취소 사전처분통보서를 보낸 바 있다.

이 때문에 남광병원 일부 전공의들은 이동수련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복지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광병원 측은 전속전문의, 병상 진료실적 등이 '다소' 부족하다고 해서 바로 수련병원 지정취소 처분을 내리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남광병원 측 김종필(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수련병원 지정취소를 하기 위해서는 처분 근거를 명시해야 하는데 처분서에는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절차 위반"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복지부 측은 "병원신임평가 이후 남광병원에 전속전문의 수, 환자진료 실적, 병상이용률이 미달된다는 점을 통보했고, 남광병원은 수련병원 지정취소 청문에서도 기준에 미달한다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복지부 측은 "전공의들이 제대로 된 수련환경에서 교육 받지 않으면 국민 건강에 해가 된다"면서 "남광병원에 대한 수련병원 지정을 취소하고, 소속 전공의들이 이동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관련기사

정책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