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의사 대불비용 부담 적법…포괄 위임은 위법"

발행날짜: 2013-02-07 12:05:23
  • 위헌제청 결과 통지 "부담액 국회 결정 또는 상한선 정해야"

모든 보건 의료기관 개설자가 의료분쟁조정법 시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대불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7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에 따르면 최근 중재원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 등에 관한 법률 위헌 제청 사건 결과를 통지 받았다.

이는 병원 개설자 30명이 대불금 재원 마련을 위해 모든 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제로 부담금을 원천 징수하는 것이 재산권과 평등권 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대불비용 부담자 조항이 평등원칙과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원천징수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개설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불비용 부담자 조항은 개설자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해 주고 피해자에게 신속한 손해배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

법원은 "대불비용 부담자 조항은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적절하다"면서 "개설자의 재산권 피해가 미미하고 법익의 균형을 갖췄기 때문에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이어 "모든 개설자에게 대불 비용을 부담케 하는 것은 개설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의료사고 발생 등에 대비하기 위한 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최소 침해의 원칙이나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한 요양급여비용에서 대불비용을 원천징수하는 것 또한 적법하다는 내용도 이어졌다.

법원은 "원천징수를 통해 대불비용을 확보하고 징수비용을 절감하면서 얻는 공익이 개설자의 요양급여청구권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면서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불비용의 부담액과 부담자의 범위, 상한액 등은 좀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뒤따랐다.

법원은 "대불비용 부담액과 징수 절차 등은 비용 부과와 징수의 본질적인 요소임에도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면서 "이를 국회가 결정하거나 적어도 상한선만이라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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