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과장 선택했는데, 전공의가 마취하다니…"

발행날짜: 2013-05-27 11:30:34
  • 7년째 반식물인간되자 가족들 선택진료제 폐지 서명운동 주도

2007년 2월. 교통사고를 당한 손영준(사고당시 19세) 씨는 서울에 있는 한강성심병원에서 공휴일인 일요일, 오른쪽 다리 수술을 받았다.

손 씨 가족은 마취과 과장을 특진의사로 선택했다. 하지만 마취가 잘 안돼 전신마취를 하는 중 심정지가 왔고, 손 씨는 그 이후 갓 100일을 넘긴 아이의 지능으로 팔과 다리가 마비된 반식물인간 상태로 7년째 병원에서 살아가고 있다.

당시 환자들이 선택한 마취과 과장은 손 씨의 수술에 대해 아는 바도, 보고 받은 바도 없다고 밝혔다. 손 씨 가족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수술장에는 마취과 레지던트 1년차만 들어갔다.

심지어 마취과 과장은 "모든 수술의 마취과 특진의사로 내 이름이 오르는 것이 관행이고, 일요일에 마취과장이 수술을 위해 출근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말했다.

손영준 씨 부모는 의료진을 사기죄로 형사고소 했지만 경찰은 무혐의 의견을 검찰에 제출했다. 병원이 손 씨에게 허위청구한 선택진료비 70여만원을 반환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강성심병원은 중환자실에 있던 손 씨를 1인실로 옮기고, 1년간 1인 병실료 8000연만원을 지불하라고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손 씨의 동생 손지혜 양은 "지난 7년 동안 간병비만 1억원 이상이 들었다. 어머니는 허리디스크에 우울증까지 걸렸고, 아버지는 오빠 치료에 전념하려고 다니는 직장까지 그만뒀다"고 토로했다.

지혜 양은 이같은 사연을 최근 아고라 이슈청원 란에 게시하고 "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고 검찰이 사기 선택진료 사건을 재수사하도록 서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글을 게시한지 약 사흘만에 목표로 하는 서명인원 3000명 중 절반이 넘는 1687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지혜양을 비롯한 손 씨의 가족은 이밖에도 최근 개최된 환자샤우팅카페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선택진료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당시 샤우팅카페 자문단으로 참여했던 서울북부병원 권용진 원장은 관행처럼 잘못 이뤄지고 있는 선택진료에 대해 감시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가세해 선택진료제 폐지를 위한 10만명 문자청원운동을 지난 2월부터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약 970명 정도가 참여했다.

안기종 대표는 "10만명의 참여를 끌어내려면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본다"며 "선택진료비는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모든 국민이 해당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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