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의학회 창립…최우선 과제는 '세부전문의' 양성
# 음료수 병에 든 농약을 마신 5살 소아환자가 응급실을 찾아왔다. 하지만 전남도 오지의 병원에는 소아환자를 위한 응급처치 기구는 물론 전문 의료진도 없었다. 장비와 의료진을 갖춘 병원으로 전원조치했지만 그 환자는 서울로 오는 길에 사망했다.
# 충남도 6살 장중첩 환자가 동네 응급실을 돌다가 겨우 인근 대학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당직을 서고 있던 인턴과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소아환자를 치료해 본 경험이 없어 결국 다른 병원으로 전원조치했다. 한발 늦었으면 몫숨을 잃을뻔 한 상황이었다.
응급의학과는 물론 소아청소년과 양쪽 어디에서도 환대를 받지 못하는 게 현재 소아응급환자의 현실이다.
일단 손은 많이 가는데 진료수가가 낮기 때문이다.
병원 내부에서도 한직에 속하는 응급실보다 더 기피하는 곳이 바로 소아응급실일 정도로 업무 강도는 높지만 주목을 받지 못해 모두 꺼리는 분야다.
소아응급의학회 창립…최우선 과제는 '세부전문의'제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응급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이 모여 지난 23일 '소아응급의학회'를 창립했다.
어디에서도 환대 받지 못하는 소아응급환자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우선 과제는 이들을 전담할 수 있는 의료진 양성. 즉, 소아응급세부전문의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위 사례처럼 여전히 상당수 의료기관에서 소아응급세부전문의와 장비만 갖추고 있어도 살릴 수 있는 소아환자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소아응급의학회 박준동 초대회장(서울대병원·소아청소년과)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앞서 '응급실 당직법(일명 응당법)' 시행 당시 소아응급환자를 누가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가 이슈가 됐지만, 사실 소아응급세부전문의가 있어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아 진정치료 급여화·적정진료 등 교육 강화
또한 소아응급의학회는 소아 진정치료를 급여화하는 것도 세부전문의 양성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소아환자는 처치 및 검사에 대한 통증과 공포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정치료가 필수적이다.
마취와는 달리 잠시 수면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행위료 등 수가 책정이 미흡하다보니 대부분의 병원에서 진정치료 없이 처치 및 검사를 실시하는 실정이다.
서울대병원 곽영호 교수(응급의학과)는 "성인 위·대장내시경도 검사료보다 수면마취료가 더 비싸다. 하지만 성인보다 통증을 견디기 힘든 소아환자의 경우 진정치료에 대한 수가 책정이 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팔 골절로 찾은 소아환자는 간단한 진정치료 후 뼈를 맞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의료진이 이를 무시한 채 치료를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는 소아환자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턱대고 실시하는 이온방사선검사(CT촬영)도 적정화 해나갈 예정이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방사선 노출에 치명적인 만큼 CT촬영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초음파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는 게 학회 측의 생각이다.
정부 정책 파트너 역할 기대…소아응급환자 체계 구축
현재 저조한 정부의 지원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소아응급의학회의 역할이다.
가령, 현재 시행 중인 소아전용응급센터 운영을 유지 및 확대해 나가려면 평가지표를 개발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박준동 회장은 "정부 예산지원을 받으려면 근거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평가지표 조차 없다보니 실적이 없고, 지원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평가지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도 소아응급환자의 정의를 내리는 것부터 경증 및 중증환자를 분류체계를 마련하는 등 정책 추진을 위한 연구과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올해 안에 학술대회, 연수강좌를 실시하고 학회지를 발간할 예정"이라면서 "대한의학회는 물론 응급의학회, 소아과학회 등에서도 소아응급의학회 창립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아응급환자의 진료는 누구도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정부와 정책 파트너로서 방향성을 잡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충남도 6살 장중첩 환자가 동네 응급실을 돌다가 겨우 인근 대학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당직을 서고 있던 인턴과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소아환자를 치료해 본 경험이 없어 결국 다른 병원으로 전원조치했다. 한발 늦었으면 몫숨을 잃을뻔 한 상황이었다.
응급의학과는 물론 소아청소년과 양쪽 어디에서도 환대를 받지 못하는 게 현재 소아응급환자의 현실이다.
일단 손은 많이 가는데 진료수가가 낮기 때문이다.
병원 내부에서도 한직에 속하는 응급실보다 더 기피하는 곳이 바로 소아응급실일 정도로 업무 강도는 높지만 주목을 받지 못해 모두 꺼리는 분야다.
소아응급의학회 창립…최우선 과제는 '세부전문의'제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응급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이 모여 지난 23일 '소아응급의학회'를 창립했다.
어디에서도 환대 받지 못하는 소아응급환자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우선 과제는 이들을 전담할 수 있는 의료진 양성. 즉, 소아응급세부전문의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위 사례처럼 여전히 상당수 의료기관에서 소아응급세부전문의와 장비만 갖추고 있어도 살릴 수 있는 소아환자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소아응급의학회 박준동 초대회장(서울대병원·소아청소년과)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앞서 '응급실 당직법(일명 응당법)' 시행 당시 소아응급환자를 누가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가 이슈가 됐지만, 사실 소아응급세부전문의가 있어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아 진정치료 급여화·적정진료 등 교육 강화
또한 소아응급의학회는 소아 진정치료를 급여화하는 것도 세부전문의 양성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소아환자는 처치 및 검사에 대한 통증과 공포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정치료가 필수적이다.
마취와는 달리 잠시 수면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행위료 등 수가 책정이 미흡하다보니 대부분의 병원에서 진정치료 없이 처치 및 검사를 실시하는 실정이다.
서울대병원 곽영호 교수(응급의학과)는 "성인 위·대장내시경도 검사료보다 수면마취료가 더 비싸다. 하지만 성인보다 통증을 견디기 힘든 소아환자의 경우 진정치료에 대한 수가 책정이 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팔 골절로 찾은 소아환자는 간단한 진정치료 후 뼈를 맞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의료진이 이를 무시한 채 치료를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는 소아환자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턱대고 실시하는 이온방사선검사(CT촬영)도 적정화 해나갈 예정이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방사선 노출에 치명적인 만큼 CT촬영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초음파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는 게 학회 측의 생각이다.
정부 정책 파트너 역할 기대…소아응급환자 체계 구축
현재 저조한 정부의 지원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소아응급의학회의 역할이다.
가령, 현재 시행 중인 소아전용응급센터 운영을 유지 및 확대해 나가려면 평가지표를 개발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박준동 회장은 "정부 예산지원을 받으려면 근거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평가지표 조차 없다보니 실적이 없고, 지원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평가지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도 소아응급환자의 정의를 내리는 것부터 경증 및 중증환자를 분류체계를 마련하는 등 정책 추진을 위한 연구과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올해 안에 학술대회, 연수강좌를 실시하고 학회지를 발간할 예정"이라면서 "대한의학회는 물론 응급의학회, 소아과학회 등에서도 소아응급의학회 창립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아응급환자의 진료는 누구도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정부와 정책 파트너로서 방향성을 잡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