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서울시청에 설치…의료계 "시민과 의사 이간질"
서울시는 의료소비의 주체인 시민에 대한 보호와 참여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원과 함께 지난달부터 '진료비확인제도 상담부스(진료비확인 부스)'의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진료비확인 부스는 서울시청 지하 1층에 위치한 시민청에서 매월 둘째주 수요일 오후1시부터 3시까지 운영되며,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납부한 진료비에 대한 궁금증 등을 시민이 직접 참여해 상담받는 방식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14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을 방문했다.
진료비확인 부스를 방문하기 위해 들어선 시민청 안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민청 한쪽에 진료비확인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부스 운영을 위한 심평원 서울지원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상담을 받는 시민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기자는 잠시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을 지켜보기로 하고 시민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시민 대부분 진료비확인 부스에는 관심이 없는 모습이었다.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 몇 명에게 서울시와 심평원이 진료비확인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봤으나 모두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잠시 후 시민 한 사람이 부스를 방문했다. 그는 심평원 직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후 물티슈로 보이는 기념품을 받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십여분쯤 지났을까, 기자는 직접 부스를 방문해 심평원 서울지원 운영부 관계자에게 운영현황을 물어봤다.
심평원 직원은 기자에게 1시간 30분 동안 19명의 시민이 상담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료비확인 신청을 한 시민은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관계자는 "19명 모두 상담만 받았고 진료비확인 신청을 한 시민은 없다"며 "진료비확인 신청도 가능하지만 진료비 영수증 등 갖춰야 할 서류가 있기 때문에 별도로 신청을 남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비 확인은 심평원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하고 직접 또는 서면으로도 가능한데 모르는 국민이 많아 홍보차 부스를 운영하게 됐다"며 "하나의 방법론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진료비를 확인하면 좋겠지만 제도를 홍보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은 단순한 제도 홍보가 아닌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A 의원 L 원장은 "단순한 제도 홍보를 위한 것이라면 서울역이나 전철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며 "한 달에 한번, 그것도 겨우 2시간 운영하는 진료비확인 부스를 굳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서울시청 지하에서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진료비확인 부스는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심평원 홈페이지만 들어가도 진료비확인 제도 안내가 눈에 잘 들어온다"며 "그런데 서울시청에 부스를 차릴려면 심평원 직원들도 파견을 나와야 할 것이고 서울시 관계부서 직원들도 나올텐데 심평원과 서울시가 그렇게 한가한 곳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실제로 이날 진료비확인 부스에는 심평원 서울지원에서 4명이 나와 자리를 지켰으며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들도 눈에 띠었다.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이 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심평원이 진료비 확인제도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상 가능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라며 "그러나 행정기관인 서울시가 진료비확인에 나서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서울시는 진료비확인 부스를 비롯해 모든 보건의료정책을 국민을 위해 한다지만 의사는 국민이 아닌가"라며 "진료비확인 부스는 의사 시민과 일반 시민 사이를 이간질함으로써 상호 간의 신뢰를 허무는 행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서울시는 장소 선택은 심평원 서울지원이 결정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진료비확인 부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장소선택은 심평원 서울지원이 결정하는 것인만큼 시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며 "시민청에서 행사가 많다보니 유동인구가 많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 서울지원이 먼저 업무협의를 제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진료비확인 부스는 심평원 서울지원에서 먼저 업무협의가 온 것"이라며 "진료비확인이 국민에게 알려지면 법률적으로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알려지면 오히려 더 좋은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시는 보건의료정책과 관련해 의료계와 어떻게든 함께 가려고 한다"며 "네거티브 정책을 펴지 않기 때문에 이해를 구하고 같이 가야 하는데 의료계의 반발에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진료비확인 부스는 서울시청 지하 1층에 위치한 시민청에서 매월 둘째주 수요일 오후1시부터 3시까지 운영되며,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납부한 진료비에 대한 궁금증 등을 시민이 직접 참여해 상담받는 방식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14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을 방문했다.
진료비확인 부스를 방문하기 위해 들어선 시민청 안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민청 한쪽에 진료비확인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부스 운영을 위한 심평원 서울지원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상담을 받는 시민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기자는 잠시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을 지켜보기로 하고 시민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시민 대부분 진료비확인 부스에는 관심이 없는 모습이었다.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 몇 명에게 서울시와 심평원이 진료비확인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봤으나 모두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잠시 후 시민 한 사람이 부스를 방문했다. 그는 심평원 직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후 물티슈로 보이는 기념품을 받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십여분쯤 지났을까, 기자는 직접 부스를 방문해 심평원 서울지원 운영부 관계자에게 운영현황을 물어봤다.
심평원 직원은 기자에게 1시간 30분 동안 19명의 시민이 상담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료비확인 신청을 한 시민은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관계자는 "19명 모두 상담만 받았고 진료비확인 신청을 한 시민은 없다"며 "진료비확인 신청도 가능하지만 진료비 영수증 등 갖춰야 할 서류가 있기 때문에 별도로 신청을 남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비 확인은 심평원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하고 직접 또는 서면으로도 가능한데 모르는 국민이 많아 홍보차 부스를 운영하게 됐다"며 "하나의 방법론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진료비를 확인하면 좋겠지만 제도를 홍보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은 단순한 제도 홍보가 아닌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A 의원 L 원장은 "단순한 제도 홍보를 위한 것이라면 서울역이나 전철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며 "한 달에 한번, 그것도 겨우 2시간 운영하는 진료비확인 부스를 굳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서울시청 지하에서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진료비확인 부스는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심평원 홈페이지만 들어가도 진료비확인 제도 안내가 눈에 잘 들어온다"며 "그런데 서울시청에 부스를 차릴려면 심평원 직원들도 파견을 나와야 할 것이고 서울시 관계부서 직원들도 나올텐데 심평원과 서울시가 그렇게 한가한 곳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실제로 이날 진료비확인 부스에는 심평원 서울지원에서 4명이 나와 자리를 지켰으며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들도 눈에 띠었다.
진료비확인 부스 운영이 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심평원이 진료비 확인제도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상 가능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라며 "그러나 행정기관인 서울시가 진료비확인에 나서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서울시는 진료비확인 부스를 비롯해 모든 보건의료정책을 국민을 위해 한다지만 의사는 국민이 아닌가"라며 "진료비확인 부스는 의사 시민과 일반 시민 사이를 이간질함으로써 상호 간의 신뢰를 허무는 행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서울시는 장소 선택은 심평원 서울지원이 결정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진료비확인 부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장소선택은 심평원 서울지원이 결정하는 것인만큼 시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며 "시민청에서 행사가 많다보니 유동인구가 많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 서울지원이 먼저 업무협의를 제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진료비확인 부스는 심평원 서울지원에서 먼저 업무협의가 온 것"이라며 "진료비확인이 국민에게 알려지면 법률적으로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알려지면 오히려 더 좋은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시는 보건의료정책과 관련해 의료계와 어떻게든 함께 가려고 한다"며 "네거티브 정책을 펴지 않기 때문에 이해를 구하고 같이 가야 하는데 의료계의 반발에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