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약침 이어 정맥주사까지, "영역침범 도 넘었다"

발행날짜: 2014-06-17 12:10:46
  • 의협 한특위, 법적 대처 예고 …복지부 "직역 간 대립 우려"

지난 2010년 일부 한의원들이 혈맥주입 방법으로 '산삼약침'을 시술해 논란이 된데 이어 최근 의료기관들이 시술하고 있는 정맥주사까지 한의계가 사용하겠다고 나서자 의료계가 분노하고 있다.

한의사인 함소아제약 최혁용 대표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의사들이 아피톡신 주사제를 포함한 천연물신약을 조제, 판매해도 문제가 없다는 검찰의 결정이 내려지자 주사제의 전달 경로로 피하, 근육주사 뿐 아니라 정맥주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정맥 주사를 이용해 최근 의료기관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감초주사, 마늘주사, 은행잎 주사제, 셀레늄 주사 등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의료행위로 분류할 수 있는 주사행위를 한의사들이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비슷한 사례로 지난 2010년 일부 한의원들이 혈맥주입 방법으로 시술해 논란이 됐던 산삼약침을 꼽을 수 있다.

2010년 논란이 됐던 산삼약침의 시술 과정. 주사기를 사용해 정맥주입을 하고 있다.
산삼약침은 경혈 자리에 침으로 극소량의 약물을 주입한다는 약침의 원리와는 다르게 혈관에 주입하는 것으로 당시 안전성, 유효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정맥주사를 광범위하게 한의원에 공급한다는 것은 한의사들에게 주사행위를 하라는 것"이라며 "한의사의 주사행위는 엄연히 불법행위다. 함소아제약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한의사를 전과자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10년 논란이 됐던 산삼약침의 경우 정맥주사임에도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해 넘어갔었다"며 "현재 한특위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고 함소아제약 쪽에서 정맥주사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임으로 반드시 법적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료기관들 사이에서 최근 먹거리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액제재까지 한의계가 넘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기도 B가정의학과 원장은 "이제 하다하다 수액제재까지 한의사들이 하겠다고 하니 정말 할 말이 없다"며 "그나마 요즘 개원의들 사이에서 비급여 아이템으로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 수액제재가 주목받고 있는 시점인데, 한의계의 영역침범이 도를 넘었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함소아제약 논란에 대해 자칫 직능 간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구체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유권해석 요청이 들어온 것이 없어 정확한 입장을 내리기에는 조심스럽다"며 "직종 간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의약정책과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사안"이라며 "보건의료정책과와 논의 후 구체적인 복지부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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