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화이자, 낯 뜨거운 신경전

이석준
발행날짜: 2014-07-15 06:04:44
낯 뜨거운 신경전이다. 때론 네거티브 공방전도 서슴치 않는다.

정치판 얘기가 아니다. 소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놓고 으르렁대는 GSK와 화이자의 한국 법인 이야기다. 양사는 상대 제약사 주장에 코웃음을 치며 '어이없다'는 거침없는 입담까지 과시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도 아침 댓바람부터 양사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GSK가 보도자료를 내면서부터다.

영유아 침습성 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 '폐렴구균'.

제목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GSK의 숨은 의도를 찾아낼 수 있었다. 경쟁품 '프리베나13'에 대한 일종의 네거티브였다.

보도자료에는 '프리베나13'을 맞은 영유아 6명에서 19A 혈청형 감염이 생겼다는 내용이 수록됐기 때문이다.

'프리베나13'이 '신플로릭스'에는 없다며 그토록 내세운 19A 혈청형에 대한 감염 예방 효과가 적용되지 않은 사례였다.

그러면서 GSK는 신플로릭스 접종자는 단 한 명도 19A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다.

일단 근거 자료로 쓰인 질병관리본부의 '국내 소아청소년에서의 폐렴구균 혈청형 분석에 관한 연구'는 디자인 자체가 백신 우열을 가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설령 19A 감염자 6명이 발생했어도 그들의 처한 상황(프리베나13 접종 횟수, 환자 위험군 상태)을 봐야하며 ▲프리베나13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인 만큼 신플로릭스와 19A 감염률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런 화이자의 반응을 접한 GSK는 어떨까.

태연스럽게도 그렇게 해석한다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우리 역시 있는 데이터 자체를 공개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발을 뺐다.

화이자와 GSK의 신경전.

14일은 GSK가 시발점이었지만 화이자도 최근 그런 사례가 있었다.

화이자 역시 의도했든, 아니었든 간에 공식 석상에서 확인되지 않는 답변을 해 GSK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일례로 '홍콩, 뉴질랜드 등은 19A 감염 증가 등의 이유로 신플로릭스를 쓰다가 프리베나13으로 스위칭된 경우가 있다. 다만 그 반대의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등의 발언이 그것이다.

하지만 사실 확인 결과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프리베나13'을 쓰다가 '신플로릭스'로 스위칭한 사례는 분명 존재했다.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

국내서는 5월부터 두 백신에 대해 국가예방필수접종(NIP)이 적용되고 있다. 첫 접종자에게 둘 중 어느 백신을 접종해도 좋다는 결론 후 내려진 결정이다.

그만큼 세계적으로는 물론 국내서도 전문가들로부터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소아 폐렴구균백신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GSK와 화이자는 여전히 아웅다웅이다. 서로 '우리 백신이 더 좋다'며 네거티브 공방전까지 벌인다.

고가의 백신이 공짜가 돼 아이들에게 좋은 백신을 맞출 수 있다며 기뻐하고 있는 대한민국 엄마들은 GSK와 화이자의 낯 뜨거운 신경전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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