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공노비? 의료 공공-사유재 정의 필요"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4-07-17 11:54:09
  • 이동욱 평의사회 공동대표

대한민국 의료는 공공재인가? 사유재인가?

대한민국 의료, 보다 단독직입적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건강보험제도의 모순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한민국의료가 공공재인지 사유재인지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내려야 하고 그 정의에 따르는 합리적 운용을 이제는 요구해야 한다.

학자들도 정부도 시민단체들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왜 그런지 하나같이 항상 애매하고 복잡하게 이야기를 시작해서 결국 심각한 논리적 오류의 귀결에 도달하는데 필자는 그 이유를 그들의 의사를 공노비로 착취하겠다는 이율배반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한마디로 민간의료기관의 의무에 있어서는 의료가 공공재임을 주장하고 국가의 투자의무와 보상에 있어서는 의료가 사유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그들의 이율배반의 정확한 포인트를 의료계가 정확하게 지적하고 공론화하여 개선을 요구한다면 그들의 이율배반은 국민 앞에 드러날 수 밖에 없고 현재의 잘못된 의료제도의 이율배반 부분은 개선할 수 밖에 다른 길이 없게 된다.

그럼 경제학의 용어인 ‘공공재’와 ‘사유재’의 개념부터 명확히 해 보자.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권리를 가지는 재화와 서비스로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댓가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소비를 배제할 수 없는 것을 경제학에서 공공재라고 한다.

경제학에서 공공재의 가장 큰 특징은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이다. ‘비배제성’은 돈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의 소비를 배제할 수 없는 성격을 말하고 비경합성은 특정인의 소비가 타인의 소비를 감소시키지 않는 특성을 지적하는 말이다.

국방, 소방, 경찰, 가로등, 도로 등이 공공재다.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경찰서비스를 공급하지 않거나 소방서비스를 배제하지 않고 한 사람의 혜택이 타인의 혜택을 제한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공공재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내것, 네것으로 소유의 구분이 분명하고 소비에 있어 ‘배제성’과 ‘경합성’의 특징을 가지고 시장경제의 원리를 따르는 재화나 서비스가 사유재이다.

그럼 대한민국 의료는 ‘공공재’인가? ‘사유재’인가? 혹자는 대한민국 의료는 당연히 사유재라고 말한다.

의료서비스를 받을 때 일정액의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공공재의 성격이 부정된다고 하는데 경제학 정의의 관점에서는 일견 맞는 말이지만 사회 통념상에서 볼 때는 그건 분명 잘못된 말이고 의료계 스스로 무덤을 파는 말이 된다.

여기서 경제학의 정의가 아닌 경험칙, 사회적 통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이 사회의 사람들은 통념상 의료서비스는 국민 누구에게나 배제성이 없어야 한다는 ‘비배제성’과 경합성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경합성’을 요구때문이다. 그럼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확히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것은 분명 의료는 공공재라는 요구이다.

실례로 철도가 공공재라고 하며 민영화를 민노총이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엄연히 KTX를 탈 때 철도승차요금을 내고 있고 요금을 내지 않는 사람은 배제되고 있고 내가 자리를 차지하면 상대방의 자리가 없어지는 경합성까지 있으므로 경제학적 정의에서는 정확히 ‘사유재’가 맞지만 이 사회의 통상관념과 요구가 해당 철도 서비스의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을 요구하므로 사회 통념적으로 철도를 공공재라고 하는 것이다.

공공재라면 원칙적으로 국가가 생산과 공급을 담당해야 한다. 공공재에 있어서 국가의 역활은 통제와 착취가 아니라 투자와 적절한 보상이다.

공공재라면 공공기관의 자본비용과 적자를 당연히 국가가 보상하듯 공공재로서의 의무를 강요받는 민간의료기관의 자본비용과 적자에 대해 당연히 국가가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실제로 유럽의 벨기에,독일,그리스 같은 국가들이 국가가 자본비용을 적절히 보상하고 있다.

철도, 전기, 수도를 사회가 공공재로 규정하고 국가에 생산과 공급을 요구한다고 해서 해당 재화의 생산과 공급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뜻이지 해당 분야의 공기업직원을 과노동과 저임금으로 착취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당화된다면 해당 공기업의 직원은 해당 재화가 공공재가 되는 순간 해당 재화를 생산하는 국가의 공노비가 되는 것이다.

이 사회는 더 이상 이와같은 논리의 오류와 억지까지 사용하며 의사들을 심각한 저수가와 관치의료로 착취하고 억압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의료에 있어 정부든 시민단체든 정치권이든 권리를 주장하고 의무는 회피하는 이율배반을 주장하면 안 된다.

정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에 묻는다!

의료가 공공재인가? 그렇다면 공공재라고 해서 공기업직원의 노동력을 착취할 수 없듯이 강요와 억압에 의해 저수가로 의사에 대한 착취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공기업과 같이 투자설비와 적자에 대한 국가의 의무인 적절한 투자와 보상을 하라!

의료가 사유재인가? 그럼 개인 소유의 사유재에 맞게 생산과 공급을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

관련기사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