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의료기기 사용 끝장토론 제안 "꽁무니 빼지마!"

발행날짜: 2014-11-27 09:48:04
  • "의협이 토론회 일방적 파기" vs "무면허행위 주장은 어불성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최근 보건의료계의 큰 이슈로 부각된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문제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에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27일 한의협은 "국민을 위해 의료인인 한의사가 진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한의학 현대화를 이룰 목적으로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다"며 "의사들은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과 힘의 논리를 내세워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을 악의적으로 막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의원협회를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총연합 등은 한의사에 대한 의료기기 판매 및 혈액검사 수탁 금지 촉구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바 있다.

한의협은 "특히 의협은 최근 이 문제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자는 모 방송사의 제의를 협의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불참을 통보했다"며 "평소 한의학과 한의사를 폄훼하는데 열을 올리던 의사들이 막상 자신들의 주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되자 꽁무니를 뺐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정작 국민들 앞에 떳떳이 나서지 못하는 의사들의 행태는 자신들의 주장이 문제투성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다"며 "현재 우리나라 의료법과 의료기기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등의 의료관계법률에서는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국민건강에 대한 의무를 명시하고 있을 뿐 의료기기 사용이나 금지에 대한 법률조항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의학정책연구원이 올해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8.2%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에 찬성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한의협은 "현행 한의약육성법에도 한의약에 대한 정의를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약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해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로 명시했다"며 "이는 한의사가 현대과학의 산물인 의료기기를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도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의 성능이 대폭 향상돼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 없이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면 자격이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결정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 한의협 측의 판단.

한의협은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편의성과 건강증진을 위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적극 허용해야 하며, 이미 국민과 언론, 사법부까지 이를 지지하고 있다"며 "의사들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왈가왈부 하지 말고, 자신들의 주장에 자신이 있다면 우리의 공개 토론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끝장토론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의협 산하 한방대책특별위는 "운전면허가 없는데 교육을 받는다고 운전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의사면허가 없는 이상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한방의료기기가 따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을 하는 것은 한의학 원리에 근거해서 만든 한의학 기기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입장이다.

의원협회 역시 "어부도 초음파를 사용하고 공항검색직원도 X-ray를 사용한다며 한의협은 초음파와 X-ray 사용을 주장한다"며 "어부나 공항검색대 직원도 초음파나 X-ray로 사람의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이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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