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X-ray 사용시 "500억 절감" vs "2000억 손실"

발행날짜: 2015-05-21 05:38:51
  •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재정 추계 분석, 의협-한의협 주장 엇갈려



"한의원에서 X-ray 촬영이 가능한 경우 약 500억원의 진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한의사협회

"한의협에서 주장하는 비용절감분 상쇄해도 약 2100억~2300억원의 추가 지출 예상된다."-의사협회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을 주장을 두고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가 서로 상반된 재정 추계를 내놨다. 한 두 푼 차이가 아니다. 오차가 무려 2000억원에 달한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X-ray 사용시 건강보험 재정을 300억원에서 500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의협은 한의협 측의 재정 절감분을 인정하더라도 추가로 2100억원에서 2300억원이 더 들어간다고 맞섰다.

각 협회가 서로에게 유리한 재정 추계를 했다고 감안해도 한 두 푼 차이를 넘어서 무려 2천억원에 달하는 '오차'가 존재할 수는 없는 법. 서로의 근거를 짚어봤다.

한의협 "한-양방 중복 방문만 없애도 500억 절감"

18일 한의협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를 포함한 중소상공인 단체들과 공동 기자회견 개최를 통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통한 국민 건강 및 지출 절감 효과'에 대한 추계 자료를 공개했다.

한의협의 주장을 요약하면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허용하면 발목 염좌 등 근골격계 환자들이 X-ray 등을 찍기위해 한-양방 중복 내원을 할 필요가 없어져 결국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발목 염좌 환자가 한의원에 갔을 경우, 초진진찰료(1만 1560원)에 경혈이체(3920원), 습식부항(8350원)을 합쳐 총 23830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인근 의원을 찾아 X-ray 2매(1만 3630원)을 찍고 초진진찰료(1만 4000원)를 내면 2만 7630원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결국 발목 염좌 환자가 한의원을 통해 의원을 가는 경우 한의원에서 2만 3830원, 의원에서 2만 7630원을 합쳐 총 5만 1460원의 의료비가 소요된다.

반면 한의원에서 X-ray를 허용하는 경우, 환자는 한-양방 의원을 이중방문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초진진찰료의 중복없이 X-ray 2매 비용만 추가로 부담하면 된다.

결국 3만 7460원으로 염좌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 이는 기존의 의료비 5만 1460원에서 30%가 감소된 수치다.

한의원에 방문하는 X-ray나 초음파·영상진단 장치 등이 필요한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의 질환 환자는 총 얼마나 될까.

2014년 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중 '요추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환자는 연간 179만 6795명에 달한다.

발목 및 발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환자가 117만 9996명, '목 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환자가 67만 886건으로 총 364만 7657명에 달한다.

환자 1명당 1만 4000원의 재정 절감이 이뤄진다고 보면 364만 7657명 * 1만 4000원인 총 510억 6720만원이 절감 가능한 수치로 계산된다.

한의협은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더라도 대부분 병의원에서 지출되는 비용이 한방 쪽으로 이전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오히려 이중 진료가 없어져 재정의 강화로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의협 "한의협 추계분 인정해도 2000억 이상 더 소요"

반면 의협 정책팀은 한의협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재정 추계를 내놨다. 한의협에서 주장하는 비용절감분을 상쇄하더라도 약 2100억원에서 2300억원의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는 게 의협 측의 주장이다.

2014년 의과의 방사선단순영상진단료 규모는 6043억원 수준. 의원급에 보급된 X-ray 대수는 총 1만 9236대다. 방사선영상진단료를 의원급에 보급된 X-ray 대수로 나누면 기기 1대 당 약 3141만원 수준의 진료비가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의협은 의원급의 X-ray 기기 보급 비율이 60%라는 점을 한의원에도 적용했다. 총 한방 의료기관 1만 3423곳 중 60%에 X-ray 기기가 보급되면 그 수는 약 8000대에 달한다.

8000대의 의료기기 숫자에 한 대당 연간 소요되는 3141만원의 진료비를 곱하면 총 25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진료비가 소요된다는 게 의협 측의 판단.

한의원이 현대 의료기기를 설치할 경우 감가상각비를 포함한 의료기기 구입 비용, 운용비 등의 '본전'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불필요한 진료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다.

의협 정책팀 관계자는 "병의원은 각 과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X-ray 보급 비율이 60%에 불과하지만 한의원이 대부분 근골겨계 질환을 다루기 때문에 8000대 이상의 X-ray 기기가 보급될 것이다"며 "보급 대수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재정 지출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의원이 의료기기를 구입하면 그에 대한 비용을 뽑아야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한 논리"라며 "병의원이 기기 한 대당 3141만원의 진료비를 청구한 것처럼 한의원도 기기 대수당 이와 유사한 수준의 진료비를 유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주장에 한의협은 어이없다는 반응.

한의협 김지호 홍보이사는 "한의원이든 병의원이든 염좌 등 질환이 발생하면 X-ray 촬영을 남발하는 게 아니라 새로 한번만 찍으면 끝나는 것이다"며 "기기가 보급된다고 과잉진료를 유발시킨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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