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발 실손보험 폐지론 부상 "제3지불제 건강보험 위협"

이창진
발행날짜: 2015-06-01 05:40:39
  • 단독국회 복지위 연구보고서 입수…"복지부, 민영보험 관리해야"

메디칼타임즈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요구로 발주한 민간의료보험 관리방안 최종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사진은 보건복지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모습.
사보험과 전쟁을 위한 야당발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 민간보험 업계와 보건의료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구보고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한 실손의료보험 폐지와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안 등을 담고 있어 중앙부처를 비롯한 관련 직역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메디칼타임즈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가 발주한 정책연구개발 용역과제 '민간의료보험의 문제점과 관리방안'(연구책임자:가천대 임준, 공동연구자:경기도립의료원 포천병원 김종명) 최종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에 제출된 최종 보고서 표지 모습.
이번 연구과제는 보건복지위 새정치민주연합(간사 김성주 의원) 요청에 의해 발주한 것으로 최종보고서는 ▲연구개요 ▲민간의료보험 개념과 현황 ▲민간의료보험 역할에 대한 재평가 필요성과 그 한계 ▲민간의료보험 관리 방안 등 총 84페이지 분량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민간의료보험은 가구당 평균 3~4새씩 가입하고 있고, 실손 의료보험은 출시된 지 6년 만에 3천만 명(전체 국민의 60%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민간의료보험 재정규모 역시 연간 33조 4000억원(2008년 기준) 규모로 이미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추계되고 있다.

보고서는 "정부가 그동안 건강보험 보장률을 당장 확대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보충적 역할을 맡긴다는 논리로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을 펼쳐왔다"면서 "현 시점에서 민간의료보험이 취약한 건강보험 보충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국민에게 이중 보험료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취지를 설명했다.

한국 민간의료보험은 접근성과 형평성, 지속가능성,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외국의 경우 민간의료보험은 공보험 재정지출을 늘리고 접근성과 형평성 제한을 가져온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점차 민간의료보험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차이점.
미국은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PPACA'(Patient Protection & Affordable Care Act)를 2010년 3월 공표했다.

이 법은 과거 혹은 현재 기왕력에 따른 차별 금지와 민간보험사 보험 상품 표준화, 민간의료보험 최소 지급률 일정 이상 충족 그리고 고가 상품 2018년 이후 소비세 40% 부과 등 민간의료보험 의무 기준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여전히 민간의료보험 규제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최근에만 노후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됐고, 노후 의료비 보장보험 출시가 논의되고 있다며 진단했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에게 제3지불자 지위를 부여하려는 정책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정책이 국민 의료비 부담과 건강보험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냉철히 평가하지 못한 채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중 실손의료보험 제3지불자 지위 부여는 2005년 삼성생명 내부 보고서(실손의료보험 출시로 건강보험 대체보험으로 발전)에 이어 2012년 금융위원회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대책' 및 심사위탁 대행기관인 '보험정보원'(가칭) 설립, 의원 입법 등 지속적으로 시도됐으나 시민단체와 의료계 반대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해이는 실손의료보험 자체가 유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3지불제를 도입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비급여 등 과잉의료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보험사가 제3지불제를 통해 비급여를 통제하는 기전을 갖게 되면, 향후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건강보험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최근 실손의료보험이 비급여 규제와 심사강화, 의료기관 직불제를 통한 제3지불자 지위 확보와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건강보험과 부분적 경쟁 지위 확보 궁극적으로 건강보험 대체하려는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중간단계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에도 문제된 바 있는 금융위원회의 2012년 보험사 제3지불제 일환인 심사위탁 대행기관 설립안.
이어 실손의료보험과 건강보험은 양립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어 실손보험 팽창과 발전은 결국 건강보험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민간의료보험 관리방안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민간의료보험 규제방안으로 실손의료보험 폐지를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민간의료보험 효과적 규제정책은 법적 규제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민간의료보험 필요성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보장성 강화를 통한 실손의료보험 축소 또는 폐지를 제언했다.

보장성 확대를 위한 재원 확충 방안으로 ▲건보 보장률 80% 상향에 필요한 재원(12조원) ▲건강보험공단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11.5조원) ▲OECD 평균수준 공적지출 재원조달(17조원)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재원방안(14.1조원) 등을 들었다.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절반은 사업주가 부담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총 재원의 30%를 담당하고 있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기업의 사회보장기여금 확대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장성 확대 근거를 전했다.

보고서 연구자들은 민간의료보험 규제 방안으로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을 제언했다. 몇 년전 진보단체가 제언한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안 주요 내용.
보고서는 끝으로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을 민간의료보험 규제방안으로 제시했다.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은 몇 년 전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진보단체가 민영의료보험 규제를 위해 진행한 것이다.

민간의료보험 관리 감독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가입자격 제한 금지 및 의료기관과 선택계약금지, 법정 본인부담금 보장 제한, 보험금 지급률 하한 설정, 민영의료보험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 보험자 보호 규제 등을 담고 있다.

연구자는 "최근 고액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보험을 위험대비 목적이 아닌 상속세를 절감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일정액 이상 고액 보험 상품에 세금을 부과해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조세정책 측면에서 민간보험 규제 타당성도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거대 민영 보험사와 한판 전쟁을 예고한 상태라는 점에서 향후 보험업계와 보건의료계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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