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문, 노란잠바 빼고 똑같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5-06-18 11:01:26
박근혜 대통령의 보건복지부 방문이 메르스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즉각대응 TF를 전격 방문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문형표 장관으로부터 메르스 상황 보고를 받고 공무원들을 격려하면서 추가 확산 차단을 위해 감염의 연결고리 차단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이 복지부에 머문 시간은 20분 남짓.

대통령이 다녀간 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대책본부 공무원들 전원이 일명 '민방위 잠바'라고 불리는 노란 잠바를 착용한 것을 제외하면 평소와 다를 게 없다.

박 대통령은 중앙 대책본부에서 메르스 방역 중심을 잘 잡아야 현장에서 혼선 없이 일할 수 있다면서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로 국민들이 정부 방역대책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을 현장 방문을 통해 다시 한번 주지시킨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현재 확진환자 증가세는 줄어들고 있지만 지금이 고비"라면서 "정부와 전문가, 의료계, 국민 모두 힘을 모아야 하고, 정치권과 언론도 국민들에게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의사들과 간호사 분들이 최선전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격리병동에서 쪽잠을 자고 무거운 전신 방어복을 입고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국가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은 공무원 입장에서 어렵고 불편한 상급자이다.

한 공무원은 "VIP(대통령)께서 왜 오셨는지 모르겠다. 오전부터 방문 준비로 긴장감만 높아졌다"고 전했다.

메르스 사태 종료 후 복지부 인사는 불가피하다.

이번 대통령 방문을 공무원들의 사기진작 보다 인사 태풍 예고편으로 받아들이는 이도 적지 않다.

메르스가 스쳐간 의료기관 못지않게 대통령이 방문한 곳은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는 게 2015년 한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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